2008년 8월 30일 토요일

야후닷컴 올림픽에서 배우는 수평적 기획

이미 올림픽은 끝났지만, 야후닷컴 올림픽 특집 사이트를 간략하게 분석할까 합니다.

Yahoo Sports - Beijing Olympics
http://sports.yahoo.com/olympics/beijing;_ylt=Ah5XL26ZytwHs7.kN2h0HY.VTZd4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느낌이 어떠세요? 상단은 시원하면서 뭔가 다양한 정보가 있는 느낌입니다. 참고로 국내 포털 올림픽 특집 사이트와 비교해 보면 뭔가 차이가 느껴집니다.

네이버 2008 베이징
http://news.naver.com/sports/new/beijing/index.nhn?nt=20080826115710 

다음 베이징 2008
http://beijing2008.media.daum.net/

우리 포털들이 뉴스를 주 요리로 삼고 네티즌 여론을 양념으로 곁들이는 수준이었다면, 야후닷컴은 한가득 밥상을 차려놨습니다. 자세히 보면 고급 한정식입니다. GNB(Global Navigation Bar) 메뉴를 한번 보실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의 Sports에는 각 종목들의 정보가 집대성되어 있습니다. 국내 포털이 각 종목 최신뉴스(종목 이름으로 뉴스 검색한 결과)만 제공한 것에 비해 선수, 스케줄, 결과, 메달, 블로그 등 엄청난 정보를 자랑하고 있네요. 그 다음으로 선수소개, 스케줄, 메달결과가 쭉 나열되어 있으며 심지어 우측의 Torch를 클릭하면 성화봉송 추적까지 가능합니다. 정말 방대하죠.

메인에는 심지어 TV 중계방송 스케줄도 들어있습니다. 정말 리소스과 공을 많이 들인 특집 사이트인데요, 야후닷컴의 올림픽 특집 사이트에서 배울 점은 사실 이게 아닙니다. 다양한 정보야 뭐 돈 많이 주고 사면 누구든 가능하겠지만, 올림픽의 핵심인 국가, 선수, 종목이란 바늘로 특집 사이트 전체를 꿰맸다는 점에서 야후닷컴은 참고할 만 합니다.

한국
http://sports.yahoo.com/olympics/beijing/kor;_ylt=AtUzQlPy9CCkZ_ZiZEbKSfATv5V4
박태환
http://sports.yahoo.com/olympics/beijing/kor/Taehwan+Park/228816
수영
http://sports.yahoo.com/olympics/beijing/swimming;_ylt=Ak8VuvbB4U0xe6FwEz0kv1A1o5N4

이렇게 씨줄날줄로 연결해 놓으니 GNB 메뉴는 그냥 메뉴일 뿐입니다. 처음 사이트 들어가서 서핑하다 보면 계속 타고 타고 타고 들어가서 또다른 정보를 보게 되고 어느 순간 다른 메뉴로 와 있습니다. 이게 정말 웹다운 구성이죠.

그러나 국내 포털은?

뉴스로 시작해서 뉴스로 끝날 수 밖에 없습니다. 기껏 베스트 댓글을 읽거나 네티즌 글로 '외도'하는 것이 전부. 다시 뉴스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막히고 서핑 끝입니다.

이용대 선수가 윙크를 날리니 이용대 선수 기사로만 전체 사이트가 채워집니다. 배드민턴이란 종목이 올림픽에서의 룰은 어떻게 되는지, 이용대-이효정 선수 말고 누가 금메달 땄는지, 어느나라가 강세였는지는 기사 정보 외에는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모두 사들이고 구축할 수 없다면, 'Daum 배드민턴 카페'라도 걸어줄 수 있겠죠. 차라리 더 크게 보고 해당 종목에 대해 설명되어 있는 각종 웹페이지 외부 링크를 제공해 준다면 어땠을까요. 종목이 100개, 1천개가 되는 것도 아니니 조금만 투자하면 할 수 있는 일이고, 오픈 마인드로 접근하면 외부 사이트로의 수평 네비게이션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진정한 '올림픽 특집 포털'이 구축되는 것이고, 사용자에게 좋은 사용성을 주며 외부로 일부 트래픽이 유출되겠지만 허브로서의 장점이 빛을 보고 사용자들이 알아줄테니 사이트 가치와 주목도는 더 높아질 것입니다.

요컨대 정보의 대분류로 GNB 메뉴를 구성해놓고 각각의 메뉴를 수직적 네비게이션으로만 기획했다면 그건 불완전한 웹사이트입니다. 바늘(핵심 키워드, 주제)을 쥐고 웹사이트를 수평적으로 꿰매는 기획이 중요합니다. 웹기획자라면 항상 염두해야 할 것입니다.

 

2008년 8월 27일 수요일

컨텐츠 평가에 찬성-반대가 모두 있어야 하는 이유

최근 올블로그(http://www.allblog.net/)의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 코너에 연달아 '뻘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댓글에서 "옛다 관심~" 정도 쏟아지는 뻘글이 어떻게 가장 많이 추천을 받아 올라올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컨텐츠 평가에 '추천'만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찬성/반대가 있더라도 찬성만 가지고 정렬하면 문제는 똑같습니다. 왜냐면 극소수의 사람에 의해 컨텐츠가 추천받아 '의도치 않은 어뷰징'이 일어나기 매우 쉽기 때문입니다. 다수가 반대 의견을 갖고 있어도 이 컨텐츠를 끌어내릴 수가 없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를 들어볼까요. 논리도 없이 편견에 가득차 불교를 비난하는 뻘글이 올블로그에 올라왔다고 칩시다. 처음 9명의 올블로그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고 뻘글임을 확인하고 그냥 휙 닫습니다. 곧이어 평소에 불교를 싫어하거나 정말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믿는 사람 1명이 이 글에 추천을 때립니다.

이렇게 되면, 처음 9명은 무관심하거나 반대의견을 가졌지만 의사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에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10%만 지지하고 90%가 반대한 글임에도, 추천을 때린 한 명 때문에 이 글은 단지 '추천 1'을 달고 올블로그 추천 글에 진입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잘 보이는 곳에 노출이 되니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게 됩니다. 이제 99명의 사람이 뻘글을 보게 됐습니다. 다수는 그냥 닫지만 몇명은 댓글에 "옛다 관심~"이라고 의사 표현하고 몇명은 신고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나 신고는 소용없습니다. 스팸이나 광고 글은 아니기에 운영자 마음대로 삭제하거나 추천 글에서 뺄 순 없는 노릇이죠. 이제 100번째 사람이 추천을 한번 더 때립니다.

요약하면,

처음 9명이 무관심 또는 반대, 1명은 추천 - 올블에서는 '추천 1'로만 기록.
그 다음 99명이 무관심 또는 반대, 그리고 1명이 추천 - 올블에서는 '추천 2'로만 기록.

이렇게 됩니다.

모두 110명의 사용자가 방문했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글을 읽고 의사표현하고 추천했으나 올블에서는 단지 '추천 2'라는 기록만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108명이 반대한 컨텐츠일 수도 있는건데 말이죠. 이런 식으로 추천 몇 번 더 받게 되면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에 올라갈 것입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어뷰징하고 싶어서 어뷰징한 게 아닙니다. '의도치 않은 어뷰징'인 것이고, 따라서 컨텐츠 평가에 있어 '추천' 버튼 하나만 있으면 안된다는 결론입니다.

찬성(추천)/반대 버튼이 모두 있다면 최소한 '의도치 않은 어뷰징'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포털뉴스에서 종종 '네티즌 설문조사(poll)'를 할 때가 있는데요, 정말 신기한 것은 대략 100명 정도의 네티즌이 어떤 설문조사에 대해 80명은 찬성, 20명은 반대로 투표했다면, 네티즌 총 수가 1천명이 되고 1만명이 되고 10만명이 되어도 8만명은 찬성, 2만명은 반대.. 이렇게 비율이 유지되는 것을 매번 겪었습니다. 처음에 설문조사에 참여한 네티즌이 너무 적을 경우엔 왜곡 현상이 있기도 하는데, 그 표본 수가 커지면서 특정 비율로 수렴하더란 얘기지요.

컨텐츠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평가에 참여한 수가 너무 적다면 왜곡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명이 '뻘글'을 보고 2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하여 (찬성 2 > 반대 1)의 논리로 '최신 추천 베스트'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평가를 시작하면 반대가 결국 찬성을 앞지르게 되고 이 컨텐츠는 '추천 베스트'에서 내려오게 되겠죠. (이게 진짜 '집단지성'입니다)

사실 국내 토종 웹사이트 중에 진작부터 이러한 어뷰징을 파악하여 사이트에 녹인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10년이나 된 웃긴대학(http://web.humoruniv.korea.com/main.html) 인데요, 가장 잘 나가는 게시판인 '웃긴자료(웃자)'의 경우 처음엔 추천 버튼만 있었으나 대략 5-6년 전에 반대 버튼이 생긴 것으로 기억합니다. UCC를 한번 거르기 위해 '대기자료' 게시판도 생겨났지요.

(사용자가 가치있는 링크를 올리고 다른 사용자들이 이를 추천/반대(digg,bury)로 평가 - 웹2.0 사이트의 선구자로 칭송받은 Digg.com 탄생 이전에 웃긴대학은 이미 비슷한 시스템을 확립했다는..^^;)

그렇다면 컨텐츠 평가에 찬성,반대를 두고 이를 어떻게 엮어서 '추천 베스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방법이 나옵니다만, 유튜브 방식을 차용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쓰이는 별점제는 사실 찬성/반대제와 본질적으로 동일하죠. 별 1,2개를 주는 건 반대의견인거고, 3개는 중립, 4,5개는 찬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별 4개 반 식으로 평점을 내게 됩니다.

유튜브를 차용하면, 찬성과 반대만 가지고서도 (찬성수/찬성+반대) 식으로 계산하여 별점과 흡사하게 평점을 구할 수 있고, (찬성수-반대수)를 이 컨텐츠의 가치 척도로 쓸 수도 있습니다. (물론 찬성수-반대수의 경우 컨텐츠 조회수에 비례하기에 노출 정도에 따라 가치가 더 올라가는 어뷰징은 어쩔 수 없겠지요)

컨텐츠나 댓글에 추천 버튼을 두고 사용자에 의해 유통되길 바라는 서비스가 있다면 이러한 점을 염두하고 기획해야 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40년 동안 서울이 잃은 것 - 섬과 여유

'사진은 권력이다' 블로그에서 재밌는 글을 보게 됐습니다.

지금의 잠실이 70년대 초에는 섬이었다?
http://photohistory.tistory.com/3668

이 글로 인해 한겨레 과거 기사 중에 '서울의 섬'이란 시리즈를 알게 됐는데 이거 참 재밌네요. 불과 40년 전만 해도 한강은 지금처럼 넓지 않았고 작은 강들이 섬 사이로 흘렀다고 합니다. 광활한 백사장이 가득하여 사람들이 쉽게 피서를 즐길 수 있었던 곳이 서울이라니..

그 많던 피서객들, 다 어디로 갔나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5/02/005000000200502202005067.html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은 자연과 공존하기에 앞서 공존할 수 있는 자연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정말 무지막지한 인구죠. 건물은 쭉쭉 올라가고, 공기는 계속 나빠지고, 도로는 계속 지어대고, 대중 교통도 사람 미어 터지고, 주말에 서울에서 어디 놀러 간다 치면 사람에 치이고 밟히고..
 
서울시와 정부는 백화점에 오는 차량 20%를 줄이겠다는 꼼수를 부릴 때가 아닙니다. 서울시에서 대략 200만명+학교+기업이 경기도 밖의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울은 모든 문제가 다 풀립니다. 지방도 모든 문제 다 해결되고요.

지난 40년 동안 서울의 개발로 얻은 것이 경제 성장과 국민 소득 증가라면 잃은 것은 한강의 멋과 섬, 그리고 여유겠죠. 다음 선거 때엔 제발 요런 것들이 쟁점이 되면 좋겠습니다.

"경제 (한번 죽이고) 살려줄께. 집값도 올려줄께. 뽑아줘~".. 모두가 돈, 집값, 경제에만 관심 있는 천박한 나라가 되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죠.

2008년 8월 20일 수요일

올림픽에서도 인정받은 한국의 영어 광풍

해외에서는 메달 집계를 어떻게 하는지, 올림픽 특집 사이트는 어떻게 꾸몄는지 궁금해서 야후닷컴과 시나닷컴을 들어갔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야후닷컴의 베이징 올림픽 특집 사이트에서는 각 국가별 설명 및 메달 통계, 최신 뉴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중국과 일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먼저 보시죠.

중국 : http://sports.yahoo.com/olympics/beijing/chn;_ylt=AoKSJz_j1eEKw8rElD8.ShaPaJh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 : http://sports.yahoo.com/olympics/beijing/jpn;_ylt=Au7tYztsCWk6hxQZmaSWnWsTv5V4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가 소개 중 Official languages를 보면 중국과 일본 모두 자국어를 공식 언어로 하고 있고 National languages의 경우 중국은 여러 지방어들, 일본은 Japanese 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한국을 보실까요?


한국 : http://sports.yahoo.com/olympics/beijing/kor;_ylt=AtUzQlPy9CCkZ_ZiZEbKSfATv5V4
사용자 삽입 이미지


Official languages에 당연히 Korean이 들어있지만, National languages를 보니 왠 사족이 붙어 있습니다. Korean, English widely taught in junior high and high shool. 허 이런. 영어 몰입교육을 아직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일부 학교에서는 시행 중) 해외에서는 한국의 National languages에 English를 살짝 집어 넣어주고 있군요.

궁금해서 다른 국가들도 계속 찍어 봤는데 우리나라 처럼 소개된 국가는 없었습니다.
이거.. 친절하게 소개해 줬으니 감사히 여겨야 하는건가요?  ㅡ,.ㅡ;;


PS. 다음 글은 한국 포털의 올림픽 특집 사이트와 해외를 비교해 볼까 합니다. 시사하는 점이 많네요.


2008년 8월 13일 수요일

네이버 블로거 간담회의 3가지 사실들

첫째, 네이버는 정말 리소스가 넘치고 넘치네..

우수 블로거들을 간추려서 따로 지원하고 "기획의 네이버 답게 간담회도 잘 준비가 되어 있더라"는 블로거의 찬사(http://ithelink.net/300)도 얻어내고.. 이건 정말 리소스 없이는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일. 극소수의 인력으로 대형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우수 사용자를 가려내서 지원하고 웹2.0/SNS 요소를 사이트에 녹이고, 책 출판해주고 간담회 같은 것 할 수 있을까? Never..

둘째. 네이버의 Well-made를 위한 노력 인정.

개발자와 함께 치밀히 로그 분석하여 유의미한 통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정책을 가다듬고 기획하면서 UX 센터와 협력하여 완성도 높은 사이트를 만들어 나가는.. 물론 디자인도 한몫. 네이버에 몸 담지 않았지만, 대충 그려지는 프로세스를 통해 Well-made 서비스가 나올 것이란 믿음을 준 건 정말 인정.

셋째. 네이버에서 더 이상 새로운 건 없겠구나..

떡이떡이님이 전한 간담회 소식(http://itviewpoint.com/69136) 하나하나를 보면, 2007년 1월에 발표했던 블로그 시즌2의 에피소드3,4에 해당하는 것들이 많고 나머지는 웹사이트 요소가 아닌 우수 블로거 지원에 해당하는 것(엠블럼,책출판)들이 많음. 그나마 네이버에서 앞서 오픈했고 앞서 나갈 서비스가 블로그인데 블로그마저 남들 하는 것 따라잡기, Well-made로 맞불놓기 식이라면.. 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 여름 제주의 한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인데 그냥 생각나서..


2008년 8월 12일 화요일

한국에서 웹2.0 서비스가 뜨지 못한 이유

태우님이 웹2.0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제기했던 문제인데, 새로 만든 '쿱미디어'란 블로그에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하셨네요. 한국에선 왜 웹2.0 서비스가 뜨지 못하고 혁신이 사라졌을까 하는..

인터넷 쇄국정책의 미래는?
http://qooop.kr/entry/인터넷-쇄국정책의-미래는

윗 글에서 태우님은 '중앙집중적이고 모이기 좋아하고 시장의 크기가 작고 다양성에 의존할 수 없는 시장. 그것이 바로 한국의 웹'이란 결론을 내렸는데, 동의하는 점 분명 있습니다. 포털이 웹 생태계의 다양성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 정책과 법률은 후퇴하고, 사용자들은 독점적인 포털로만 쏠리고 있고.. 그러나 한국에서 웹2.0 서비스가 뜨지 못한 것이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닐 겁니다.

미국도 AOL과 야후 등 포털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Google은 야후와 AOL이 제공하지 못하는 검색 결과를 사용자에게 주었고,
Flickr는 미국 포털들이 제공하지 못한 사진 서비스와 경험을 사용자에게 주었고,
Youtube는 포털들이 주지 못한 동영상 업로드와 공유, 퍼가기 경험을 사용자에게 줬습니다.
Myspace와 Facebook도 마찬가지죠.

미국의 웹2.0 서비스들은 기존 포털들이 제공하지 못한 사용자 Needs를 파고 들었고, 사용자에게 포털이 주던 가치 그 이상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웹2.0 서비스는 어떤가요. 그러지 못하고 있죠.

한국에서 '독립적인 웹2.0 서비스'가 뜨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습니다.

1. 미국에서 이미 뜬 웹2.0 서비스를 카피하여 한국화 하는 차원이면, 포털이 카피한 서비스가 좀 더 안정적이고 무난한 사용성을 주고 있음. 어짜피 글로벌 시장은 미국의 영어로 된 진품(플릭커,유튜브 등)이 자리를 잡았으니 한국화에 기반한 좁은 시장에서 다투는 것이라면 포털이 카피한 것이 좀 더 안정적이고 빠르게 나온다.

2.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 먹힐 만한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더라도 이를 우선 '기본이 되는 상품'으로 만들기가 무척 어려움. 몇몇 블로거들이 UX 운운 하지만, 정작 UX센터를 갖고 있는 포털을 제외하면 실무에서 사용성을 제대로 고려하여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들(웹기획자)은 무척 드문 편.

3.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본이 되는 상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하면 대기업 또는 포털이 사서 고만고만한 서비스로 만들거나 없앤다. 싸이월드를 산 SK컴스, 첫눈을 산 NHN이 그러했던.. (Tistory를 산 Daum은 Tistory 서비스 정신을 버리고 있지 않아서 다행..이 글을 보고 있을 샨새교 교주 신모 기획자님 화이팅!)

한 가지 (황당한) 이유를 덧붙이면..

한국을 점령한 신자유주의로 삶이 퍽퍽해지고, 2005년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열풍으로 너도 나도 집을 사야 하는 강박관념과 함께 원금과 대출이자를 갚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을 노리고 웹의 고급인력들이 창업을 거부하고 대기업으로 직행해서 고만고만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으흠.. 제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어느정도 서비스화되면 실무자들끼리 서로 피드백도 주고 받고 같이 발전하면 좋을 것 같은데.. 저도 기획하느라 바빠서(3D 가상세계와 결합된 SNS) 다른 서비스 분석하거나 웹기획 관련 글 쓸 시간도 참 없네요.

암튼 이 글을 보고 있을, 대한민국 곳곳에서 혁신적인 웹서비스를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웹기획자들과 디자인, 개발자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2008년 8월 4일 월요일

2580에 보도된 자동차 블랙박스, 끌리네

어제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20초, 사고 그 순간의 기록'이란 주제로 자동차 블랙박스 관련 보도를 했습니다. TV 채널 돌리다 "저런게 있구나" 싶으면서 살짝 보게 되었는데, 그 사고 기록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쭉 보게 되었네요.

인천의 한 교차로. 좌회전하던 택시 측면을 버스가 세게 들이받아 택시 운전자와 승객이 모두 사망한 사고 발생. 버스 운전자는 택시가 신호위반했다며 빡빡 우기고 목격자도 없었던 상황.. 그런데 다행히 택시엔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어 사고 그 순간이 생생히 녹화되어 있었습니다.

분명 직진+좌회전 신호를 받고 택시는 좌측으로 진입하고 있었고, 순간 맞은편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 오고 있는 버스를 승객이 발견하고 '어 어 어..' 하는 목소리까지 녹음.. 그 순간 쾅 박고 승객도 사망하고 택시 운전자도 결국 사망했다고 하네요. 정말 버스 운전자가 100% 잘못했지만, 블랙박스가 없었더라면 사건이 더 억울하게 흘러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같이 보던 아내와 "저거 우리도 장착할까", "충격 센서 같은 것도 있는데 100만원쯤 하는 것 아냐" 얘기하다 검색해보니 웬걸. 30만원 가격에 나오고 있었네요.

카 블랙박스 - 2580에서 나온 상품과 동일한 것 같습니다.
http://www.blackboxmall.com/mall/detail.html?backfile=/mall/mall_list.html&page=1&k_catecode01=010000&page_num=20&key_order=5&prdno=138


계속 검색해보니 여러 업체에서 슬슬 자동차 블랙박스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중입니다.
OS는 윈도우 2000 내지 XP를 주로 쓰는 것 같고, 사고(충격)가 나기 전 14초, 충격이 나고 6초까지 자동 녹화한다고 합니다. (그 결정적인 순간 블루스크린 뜨면 어쩌나 싶은 별 생각이;;)

제품 구입시 유의할 점은, 대부분의 블랙박스가 시거잭을 사용하는데 사고가 나서 시거잭 빠지거나 전원이 차단될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사고 후 6~10초까지 녹화해주는 제품이 좋다고 하네요.

각 포털에서 '자동차 블랙박스'로 검색하면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블랙박스로 잡힌 사고 동영상인데 참고하세요. (다른 것 지르기 전에 이것부터 구입할까 생각 중입니다)



2008년 8월 3일 일요일

빠삐놈 사태의 결론 - 승리의 유튜브

디시인사이드의 르네상스를 활짝 연 '빠삐놈' UCC. HIT갤에 댓글이 무려 16000개까지 달린 UCC까지 등장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빠삐놈병神디스코믹스 (feat. 엄기뉴 전스틴 디제이쿠 이효리 한가인)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6417&page=1&search_pos=-3478&k_type=0100&keyword=%EB%B9%A0%EC%82%90%EB%86%88

처음에는 음악 파일 UCC로 시작했지만 점차 더 재밌고 퍼가기 쉬운 동영상 버전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하나.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당신은 빠삐놈 UCC 동영상 버전을 보셨나요? 그렇다면 그 영상은 어느 서비스(판도라TV, 다음 tv팟, 앰엔캐스트, 유튜브 등)를 통해 올라온 UCC였나요?

대답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다음 tv팟 또는 유튜브.

이중 다음 tv팟은 디시인사이드가 제휴를 맺었기에(각 갤러리에 동영상을 업로드할 때 디폴트로 tv팟 업로더 이용)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빠삐놈의 tv팟 컨텐츠들이 꽤 많이 퍼졌죠. 그러나 빠삐놈 관련 각종 뉴스에 등장하는 동영상과 실제로 많이 펌질되는 영상은 유튜브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기사 : 요즘 '빠삐놈' 모르면 '이상한 놈'?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80730174005683

출범 반년 밖에 안되는 유튜브 코리아의 놀라운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사실 많은 IT 전문가들은 올초 유튜브 코리아의 미래를 어둡게 바라봤었죠.

올초 예측기사 : 유튜브가 한국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 - 전자신문, 2008.1.2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30&aid=0000208093

최근 분석기사 : 한국서 구글은 울고 유튜브는 웃는 사연 - ZDNet, 2008.7.24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92&aid=0001941517

유튜브 코리아가 약진하고 있다는 뉴스는 지난 6월 촛불시위 때에도 나온 적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한국의 동영상 서비스들이 국내 법 적용을 엄격히 하기 때문에 유튜브가 상대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더 큰 원인이었겠죠. 그러나 빠삐놈 UCC 현상은 다릅니다. 수많은 국내 동영상 서비스를 놔두고 한국의 열혈 네티즌들은 유튜브에 올리고 퍼가고 소비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유튜브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을까요?

제 생각은, 한국 네티즌들이 유튜브의 (정말 엄청난) 강점들을 은연 중에 이미 파악하고, 받아들이면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에 첨부한, '유튜브가 한국에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란 기사에 보면 화질, 열악한 해외 네트워크 환경, 파괴력 약한 컨텐츠 때문에 유튜브 코리아가 성공하기 힘들다 진단했었죠. 그러나 유튜브에는, 한국 동영상 서비스에는 없는 강점들이 많이 있고 이게 트리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유튜브는 '한국에서 야후 코리아에 이어 두번째로 널리 대중화된 해외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유튜브의 어떠한 강점이 한국 네티즌들을 빨아들이고 있을까요? 대략 다음 네 가지 이유로 정리됩니다.

첫번째, 강력한 '관련 동영상' 기능에 따른 핫 컨텐츠 엮음 효과.

한국의 포털과 동영상 서비스들은 사실 올드 미디어인 TV와 별 다를 바 없습니다. 운영자에 의해 편성된 극히 일부의 컨텐츠, 또는 대형 커뮤니티에 펌질된 컨텐츠를 제외하고는 UCC가 거의 팔리질 않습니다. 개별 스토리지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죠.

그러나 유튜브는 다릅니다. 어떻게든 특정 동영상이 뜨면, 여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 동영상이 엮이면서 같이 뜨게 됩니다. 태그, 플레이수 등에 기반한 관련 동영상 추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해당 컨텐츠 군(群)이 같이 뜨게 되고, 이는 엄청난 컨텐츠 파워 강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PapiNom Pyung-shin Disco Ver. (빠삐놈 병神) - 여기 관련 동영상을 보세요~
http://kr.youtube.com/watch?v=9G9rIzN9E6w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튜브를 유튜브로 만들어준 관련 동영상 기능


두번째, 원본보기를 통한 컨텐츠 소비 선순환구조.

유튜브 영상은 퍼갔을 경우에도 플레이 중 아무때나 화면을 누르면 유튜브 원본 게시물이 새 창으로 뜨게 됩니다. 사용자는 어디 펌질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 원본을 띄워서 작성자 확인하고 관련 동영상을 쭉 소비하는 패턴이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컨텐츠 소비 Flow가 한국 사용자들에게서도 점차 확산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들이 단순한 스토리지 역할에만 그치고 사용자와 컨텐츠를 엮어주는 기능이 매우 미흡한 것을 감안할 때 유튜브의 이러한 소비 Flow는 정말 큰 강점입니다. 덧붙여 광고가 없다는 점도 이러한 컨텐츠 소비 흐름을 원할하게 해 주는데 도움이 되겠죠.

세번째, 정확히 찾아주는 검색.

현재 유튜브의 한국 컨텐츠 양은 다른 한국 동영상 서비스에 비해 많이 떨어지겠지요. 그러나 중복 없이, 핫 컨텐츠 우선하여 처음부터 쭉 보여주는 검색의 정확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건 직접 체험하시는 게 빠를 것 같네요.

유튜브에서 '빠삐놈' 검색 결과
http://kr.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B%B9%A0%EC%82%90%EB%86%88&search_type=&aq=-1&oq=

네번째, 글로벌 미디어 서비스로서의 파워.

현재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등 여러 해외 서비스들이 속속 한글화되어 선보이고 있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경우 글로벌 플랫폼의 강점을 살리기란 무척 힘듭니다. 한국인들이 타국과 엄청난 교류를 하는 것도 아니니.. 하지만 유튜브는 미디어 서비스에 가깝습니다. 사용자들은 유튜브에 올리는 핫 컨텐츠가 어떤 파워를 갖고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사용자들도 서서히 깨닫고 있는 중이지요. 실제로 유튜브에 올라온 빠삐놈 동영상 댓글에 보면 외국인을 위해 친절하게 영어로 '이 영상은 한국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뜬 것이며..' 같은 댓글들이 붙고 있습니다.

요컨대 한국의 동영상 서비스들은 웹2.0보다는 TV에 가깝습니다.
(Broadcast Yourself by 영자 & 편집)

유튜브는 웹2.0이란 말을 탄생시킨 장본인 답게 생산,공유,소비의 선순환구조를 통해 한국에서 입지를 넓혀 나가는 중이지요.
(Broadcast Yourself by yourself & 네티즌)

유튜브 코리아는 현지화 노력과 더불어 일부 한국 포털과 로그인 연동까지 가능하게 한다면 한국 시장을 평정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현재 사이트에 쓰인 한글 폰트나 디자인 규칙 등은 여전히 이질적이죠) 지금 상황은 티핑 포인트를 넘기 직전이라 볼 수 있겠네요.

참고 : 티핑 포인트에 대한 과거 글
http://itagora.tistory.com/82

한국의 웹기획자로서는 아쉬운 현실입니다만, 아무튼 국내 동영상 서비스들 지금 분발하지 않으면 때는 늦을 것 같습니다.

2008년 8월 2일 토요일

한국이 일본보다 흥청망청? 통계 해석은 제대로 해야

재밌는 통계 기사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을 당시 한국의 해외여행 지출액은 일본의 5.8배에 달했으며, 작년만 놓고 비교해도 3.7배 수준이라고 하네요.

국민소득 2만달러 때, 韓 '흥청망청' 日 '체질개선' - 머니투데이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80729120104110

'분수 넘친' 해외여행 - 한국일보
http://media.daum.net/economic/finance/view.html?cateid=1037&newsid=20080730024105917

[사설] 해외여행 경비 '일본의 3.7배'라니 - 아시아경제
http://media.daum.net/editorial/editorial/view.html?cateid=1053&newsid=20080730125508358

위 세 기사의 결론은 한국인들이 '흥청망청' 쓰고 있으며 '분수 넘쳤다'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기사에서 똑바로 밝히진 않았지만, 제목만 놓고 보면 이는 국민성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과연 '한국인들 국민성이 문제라서 분수도 모르고 흥청망청 쓰고 있다'라고 단정하는 것이 옳을까요? 그러니 기사 결론대로 '한국인들 아껴쓰자'고 하면 끝나는 것일까요?

분명 한국인들이 일본보다 해외여행 경비를 더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통계에 잡힌 것은 사실입니다. 돈을 어렵게 모으면서도 정말 국민성이 그지 같아서 쉽게 낭비하는 민족이라 그런걸까요?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분석하는 게 중요하겠죠. 상식에 기초하여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돈을 벌어서 쓰는 방법을 네 가지로 볼 수 있겠죠.

1. 어렵게 벌어서 어렵게 쓴다
2. 어렵게 벌어서 쉽게 쓴다
3. 쉽게 벌어서 어렵게 쓴다
4. 쉽게 벌어서 쉽게 쓴다

여기서 해외여행 경비는 '쉽게 쓴다'에 해당할 것입니다. (물론 고생하는 자주파 해외유학의 경우 '어렵게 쓴다'에 해당되겠지만 그렇게 어렵게 쓴 지출 모아봤자 저런 통계가 나오지 않을테니 논외)

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일본보다 2번과 4번의 비중이 훨씬 높다고 유추할 수 있겠지요. 2번과 4번을 다시 한번 써보겠습니다.

2. 어렵게 벌어서 쉽게 쓴다
4. 쉽게 벌어서 쉽게 쓴다

이 중 한국의 문제가 전적으로 2번에 기초한 것이라면 정말 국민성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말 한국인들이 분수를 모르고 흥청망청 쓰는 것이겠죠. 어렵게 돈을 모아 1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가는 것을 낙으로 아는 직장인들도 꽤 있습니다만, 이들 만으로 한국의 전체 통계가 일본의 3.7~5.8배로 나올 순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4번입니다.

한국의 문제가 4번이라면 한국의 소득과 분배 구조가 잘못된 것으로 유추할 수도 있습니다. 불로소득자들이 많고,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쉽게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전반적으로 쉽게 벌고 세금 적게 내는 계층이 있기에 이들은 쉽게 해외여행 가고 흥청망청 쓸 수 밖에요. 이렇게 4번이 문제라면, '한국인들 흥청망청 쓴다'는 얘기는 이들 특정 계층에 한정된 얘기가 될 것입니다.

요컨대 해외여행 경비 과다 문제의 근원은 4번을 포함하여 이렇게 복합적으로 유추됩니다.

가. 한국은 일본보다 쉽게 돈 버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들이 더 쉽게 쓰고 낭비하고 있다.

나. 한국 정부는 이들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여 세금 매기는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또는 안 매기고 있다) 그러니 다른 곳에 더 낭비.

다. 경제에 거품이 꼈다. 국민들은 자신의 소득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며, 실질 소득보다 더 벌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으로 대변되는 자산 거품이 크다. (이 이유가 컸다면 올해는 정말 해외여행 대폭 줄겠죠)

라. 돈을 어렵게 버는 젊은층이 미래를 포기했다. 차근차근 모아 뭘 하기엔 미래가 안 보이는..
(국민성으로 직결될 수 있는 논리지만, 가능성은 있으니 포함)

이렇게 네 가지로 유추하는 것이 더 명쾌하지 않을까 합니다.

통계는, 숫자 자체가 사실이라도 해석을 제대로 못하면 이번 건 처럼 완전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분수도 모르고 흥청망청 쓰고 있으니 아껴쓰자고 캠페인 벌어야 겠네' 이렇게 결론 내려서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자제해주세요^^' 라고 메시지 전달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얘기지요. 쉽게 버는 계층이 저런 메시지에 감화되지도 않을테고, 그 밑의 계층에겐 딴나라 얘기로 들릴테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여, '소득 있는 곳에 세금있다' 원칙을 확실히 이행하여 불로소득이나 자영업(변호사,의사도 포함)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여 세금 때리고, 자산 거품은 꺼뜨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정당하게 돈 벌어 어렵게 쓰는' 구조를 만든다면 해외여행 경비 지출이 확실히 줄어들겠지요.

더 부지런하다면 한국과 일본의 계층별 소득구조 및 여러 통계들을 조사해볼텐데 그럴 여력까지는 안되네요. 아무튼 위의 기사들 및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국 사회가 점점 더 돈=재력=권력=교육=계층의 대물림=쉽게 돈벌기 혈안..으로 이어지는 천민 자본주의로 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관련 글 :
총선, 한국 고교생, 그리고 꽃들에게 희망을
http://itagora.tistory.com/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