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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5일 월요일

"아니, 노통은 로그아웃하지 않았어"

 

"미안해 하지 마라. 원망하지 마라. 삶과 죽음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지난 이틀 동안 머릿 속에서 맴돈 말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를 찍었고, 탄핵 반대 촛불시위에 지금의 아내와 함께 참가했던 저였지만 그에게 비판적이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검찰 개혁, 수도 이전, 양극화 해소, 언론 개혁.. 그가 하고자 했던 많은 것들이 좌초하면서 그의 추진력과 정치력을 탓하게 되었고,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 체결은 썩 개운치 않았습니다. 정책적으로는 그를 열성적으로 지지하지 않게 되었어요. 원망하였죠.

 

그러나 '인간 노무현'과 그의 '이상'은 존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퇴임한 후 보여준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게 불과 몇 달 전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 노통이 이제 없습니다.

 

슬픈 로그아웃(Log Out)이라는 슬픈 표현까지..

 

그는 자신이 비주류였고, 이 사회의 주류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고 있었고 바로 잡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법은 인터넷이었습니다. 인터넷이야말로 주류, 비주류 할 것 없이 만인이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니까요.

 

그랬던 그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얼마 후 세상과의 소통을 끊었습니다. 퇴임 후 정말 좋은 모습 보여주셨는데 촛불에 덴 정권의 압박은 너무나도 거셌나 봅니다. 책도 읽을 수 없고 더이상 글도 쓸 수 없었다는 노통. 그는 홀연히 떠났습니다.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진 민주주의 2.0.

 

이번 일을 정말 '슬픈 로그아웃'으로 만들지, 아니면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를 '항상 로그인 중인 민주주의2.0'으로 만들어 갈 지는 우리 손에 달린 것 같습니다.

 

결코 슬퍼만 해서는 안됩니다.

 

누구 욕만 해서도 안됩니다.

 

이번 일이 왜 벌어졌는지 잘 새기고 민주주의 국가 답게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서 바꿔 나가야 합니다. 대선 뿐만 아니라 각종 작은 선거까지도요.

 

훗날 이 슬픈 일을 역사책으로 알게 될 아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아니, 노통은 로그아웃하지 않았어.

 노통 덕분에 우리나라에 민주주의2.0이 뿌리 내리게 되었거든."

 

 

 

 

PS. '노통'이란 표현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라서 그냥 썼습니다. 혹시 발끈하신 분 있으시다면 양해를..

 

참고 1 : 대한민국, 민주주의 2.0 시대를 활짝 열다, 2008/05/04

http://itagora.textcube.com/50

 

작년에 썼던 민주주의2.0에 관한 담론입니다. 오프라인의 간접 민주주의를 민주주의1.0이라 부른다면, 인터넷의 수평적 소통에 의한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민주주의2.0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통은 그 누구보다 민주주의2.0에 앞장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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