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5일 수요일

KT 아이폰 출시로 보는 사이트 디테일의 중요성

KT에서 애플 아이폰을 출시했습니다. 22일 정오부터 예약판매가 실시되었는데 어제(24일) 오전에 2만 7천대를 넘겼다고 하니 엄청난 흥행 돌풍입니다. 더불어 KT의 폰스토어 사이트 자체도 '아이폰 부대효과'를 누리면서 사이트 방문자가 폭주하고 있다고 하네요.

 

참고 1 : 관련기사 - KT, 벌써 아이폰 부대효과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77&newsid=20091125061009659

 

참고 2 : iPhone 아이폰 예약판매 사이트 - KT 폰스토어

http://phonestore.show.co.kr/handler/N2

 

저도 일개 구매자로서 구매 동선(=User Flow)을 따라가다 보니 KT 폰스토어의 허점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덕분에 불필요한 CS가 엄청 몰리고 있어서 KT의 고객 응대도 많이 늦어지고 있는 것 같고요.

 

세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1. 유저들에게 가장 중요한 '색상 선택' 문제

 

 

 

일단 화이트 모델이 어떻게 생겼는지 폰스토어만 봐서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듭니다. 이 때문에 화이트로 신청한 고객들이 뒤늦게 전면 배젤은 블랙인 걸 알고 블랙으로 바꿔 신청하는 경우도 많이 있죠.

 

또한 색상 선택 자체가 눈에 띄지 않고, 클릭하지 않고 '주문하기' 누르면 대체 어디서 막혔는지, 무엇 때문에 넘어가지 않는지를 제대로 안내해주지 않고 '상품을 선택하셔야 합니다'라는 일반적인 문구만 뜨고 있어요. 색상 선택 라디오 버튼과 그 표기가 너무 작아서 꼼꼼하게 보지 않고서는 잘못 선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선택 후 주문하기 누르고 이것저것 엄청나게 작성한 뒤에 뒤늦게 색상 변경하려고 하면.. 아뿔싸. 방법이 없습니다. Q&A에 문의했더니 한참 뒤에 날라오는 대답은 "주문 취소하고 다시 하세요".. 정말 좌절이죠ㅎㅎ

 

 

2. 온라인 서식지? 가입신청서? 이건 뭐야?!

 

아래는 폰스토어 아이폰 Q&A에 올라온 게시물입니다.

 

 

 

예약신청 사이트 대문에서는 빨간색 글씨로 "온라인 서식지와 인증까지 하라"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문하고 보면 전혀 다른 문구가 나오는데, "가입신청서 작성"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많은 유저는 그게 그거인가보다 작성하겠지만, 꼼꼼한 유저들에게는 큰 혼란을 안겨주는거죠.

 

온라인 서식지, 가입 신청서, 구비서류 완료..

 

개별 담당자들이 자기들 아는 용어로 얘기하면 고객들은 혼란에 빠집니다. 이것 또한 '불필요한 CS'를 가중시켜서 KT에 부담을 주고, 결국 정상적인 CS의 응대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데, 용어 통일은 필수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Q&A 게시판에 내가 올린 질문과 대답은 어떻게 확인하는거지?

 

한국인들은 타 국가에 비해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FAQ)을 잘 안 보고, 바로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Q&A 게시판에 올린다고 합니다. 이 중요한 Q&A 게시판이 상당히 허술했어요.

 

참고 3 : 고객센터 Q&A

http://phonestore.show.co.kr/handler/Customer-Qna?reasonBcd=15

 

그냥 '글쓰기' 또는 'Q&A게시판에 글쓰기'면 충분한데, '문의하기'라는 네이밍의 버튼을 배치하는 바람에 저도 글쓰기를 찾았습니다-_-; 결국 이건가보다 하고 누르게 됐지만, (고객센터에) '문의하기'는 Q&A 게시판에 글쓰는 것과는 다른 뉘앙스를 주죠.

 

그리고 Q&A가 몰리다 보니, 제가 23일 오전에 쓴 글을 게시판에서 찾기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제목 검색 밖에 안되고, 내가 한 문의와 답변을 별도로 보는 '내 문의내역 보기'가 이 곳에서 제공되지 않았으니까요.

 

결국 문자 또는 메일로 답변 내역을 알려준다고 하길래 그거만 믿고 있었는데,

 

실제로 23일 저녁에 휴대폰 문자로 날라온 건 '***님이 등록하신 Q&A 게시판 질문에 대한 답변이 등록되었습니다." 였습니다. 거의 10시간이 지나서 날라온 문자가, 제가 그 게시판에 가서 직접 제목 검색을 해 가며 찾아보라는 얘기? 당황했죠.

 

그리고 오늘(25일 아침),거의 48시간이 지나서 메일로 답변이 왔습니다. 메일에는 제가 기다린 답변 내용이 있었고, 추가로 "해당 내용을 확인하려면 마이페이지 > 마이 컨텐츠 > 나의 문의내역에서 확인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실제로 마이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구석에 조그맣게 '나의 문의내역'이 있더군요. 그걸 왜 Q&A 게시판에 심지 않았는지 의아하더군요. -_-;;

 

저는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그냥 구매취소 후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 화이트로 다시 신청하긴 했습니다만.. 참 많은 유저들이 답답하겠다, 고객센터 전화도 빗발치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들여다 보면 아주 디테일한, 소소한 일이고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건데, 이러한 디테일을 챙기지 않으니 고객센터 Q&A 게시판 폭주하고 대답 늦어지고 전화량 폭주하고..

 

그 대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폰스토어가 좀 바뀌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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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1. 코사장 / 글쓴 분의 지적은 적절한데 님의 지적은 좀 적절치 못합니다. KT폰스토어 뿐 아니라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비회원주문시 주문번호를 확인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름, 주민번호를 통한 로그인이 잦아지면 그 만큼 해킹으로 인한 노출의 위험도 커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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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 지적이십니다.

    저는 계정 문제가 있어서 비회원으로 구입하였는데요.

    주문번호를 따로 메모해 놓지 않고, 나중에 구매 내역, 진행상황을

    확인해보려고 들어갔더니 주문 번호와 비밀 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오더군요.(비밀 번호만 기억난다는..-_-) 당연히 처음 비회원 주문시 처럼 이름, 주민번호로 들어갈줄 알았는데 말이죠.

    주문시에 주문번호를 꼭 기억하라는 문구를 본거 같지도 않고, 보통 이런경우 주문완료시에 주문번호를 문자로 알려준다던가 그런게 되어있어야하는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세세한 부분에 준비가 덜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저도 고객센터에 물어볼 수 밖에..

    오긴 오는거냐 아이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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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이뽕 - 2009/11/25 15:44
    넵~! 주문 번호를 입력하고 내역을 확인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아닙니다^^; 다만 자연스럽게 주문완료시 주문번호를 기억(또는 메모)할 수 있도록 유도하지 않았다는게 문제인거 같다는거죠~!

    주문시 주의 사항이라던가..("주문 번호를 꼭 기억하세요!!" 라던가..) 또는 문자로 주문번호를 날려준다던가요.. 물론 세심하게 챙기지 못했던 제 잘못도 있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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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녕하세요 폰스토어 담당입니다. 디테일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준비하느라 열심히 했는데 여러가지 정책도 있고 하다 보니 놓친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단 아이폰 예약가입이 기존 폰스토어의 주문 로직과 같은점과 다른점이 있어서 고객분들에게 혼선을 드린 것 같습니다.

    색상선택 부분은 애플사의 가이드 이미지들이 정면 이미지밖에 없고 후면 이미지의 경우는 저희가 게시한 이미지 밖에 없었는데 좀더 상세한 설명을 달았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페이지 레이아웃도 기존 글로벌 애플의 톤앤매너에 맞춰 심플한 맛을 살릴려고 하다 보니 라디오 버튼 등도 작았던 것 같습니다. 일목요연하게 한 페이지에 (스크롤 없이) 들어오게 하려던 목적도 있었구요.

    온라인서식지, 가입신청서 용어의 혼선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 통신쪽에서 쓰는 용어와 온라인 몰에서의 용어를 다 사용하다보니 그랬습니다. 앞으로는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Q&A의 경우, 제대로 응대도 못해드리고 '나의 문의내역'도 찾기 힘들게 해드린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 폰스토어 콜센터의 10배 이상 인력을 동원했는데도 문의가 워낙 많으셨습니다. 아이폰 열망 고객분들이 정말 많으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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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다른거 둘째치고..비번찾기나 제대로 해놨으면 한다능;;

    아이폰 구매하려는데 비번 기억이 안나서 이틀 지나서야 겨우 했음;

    가입시 입력한 이메일로 보내준다는데...해지된 계정인데 어찌받냐고요 ㅠㅠ.... 통화도 힘들고..웹마스터에게 메일 보내도 답없고..결국 신분증 팩스로 보내서 받았네요 -_ -;;

    답답해 죽는줄;; 핸드폰 인증으로 비번찾기 정돈...휴대폰 관련(?)사이트에서 해놔야 되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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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 가입하기가 매우 어려운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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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이뽕 - 2009/11/25 15:44
    주문번호를 휴대폰 문자로 날려줬으면 좋았겠네요^^ 이런 사소한 것들 때문에 CS가 또 가중되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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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담당입니다 - 2009/11/25 17:39
    앗, 직접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__)



    제가 웹기획자라서, 사이트 서핑할 때 그런 것들을 좀 유심히 보는 편이거든요. 폰스토어 자체가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성심성의껏 준비하셨을 텐데 자잘한 UI/UX 오류로 CS가 가중되는 것 같아 마음이 살짝 아파서 블로그에 올린 거였습니다^^;



    사실 KT에 대해 고정관념이 있었는데('KT=한국통신=좀 답답할 것 같은 회사'), 아이폰 출시하는 것 보고 놀랐고, 이 글의 외부 레퍼러 보니 KT Wiki에서 들어오는 걸 보고 또 놀랐고, 이렇게 담당자 분이 직접 댓글 달아주신 걸 보고 놀랐습니다. KT에 대한 제 인식이 확 바뀌네요.



    바쁘실텐데 제 글까지 신경 쓰이셨을 것 같네요 ;ㅁ; 화이팅! 잘 바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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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woori02 - 2009/11/25 21:58
    앗, 저랑 똑같은 경험을.. 저도 몇년 전에 KT에 가입했던 비번이 생각나지 않아서 쩔쩔매다가 이메일로 보내준다길래 눌렀더니 이미 해지된 empal 메일로 되어 있더라구요.



    결국 몇십차례 삽질 끝에 간신히 비번이 생각나서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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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띠용 - 2009/11/26 00:58
    다수의 유저는 별생각없이 구매할 수도 있겠는데, 예약구입자 수가 벌써 3-4만명에 육박하고 이 중 10~20%만이 혼란을 느껴도 CS가 가중될 것 같아요. 처리가 많이 늦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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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저는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신청과정을 대충 보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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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좋은 지적이십니다. 저도 같은경우를 경험해봐서 확 와닿는 이야기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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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UX를 반영한 사이트를 찾기란 그리 쉽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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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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