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을 잠시 뒤로 하고.. 본업으로 돌아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각 포털사이트의 추모 페이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 : 포털도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 '추모 물결' (디시뉴스)
http://www.dcnews.in/news_list.php?code=ahh&id=416856
자세한 내용은 위 디시뉴스를 참고하시면 되겠고, 이 글은 네이버와 다음의 대응을 시간대 별로 구성해서 짚겠습니다. (포털의 운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참고 용입니다)
1. 5월 23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속보가 쏟아지면서 Daum 아고라에 최초의 추모 서명 글이 올라옴.
지난 4월 이후 아고라 코너가 Daum 메인 페이지에서 빠졌으나 이 추모서명은 아고라 대문에 걸리면서 네티즌들이 전파하기 시작, 현재 14만명의 추모객들이 다녀감. (제가 어제 링크를 걸은 것도 이 추모서명이었어요)
2. 5월 23일 정오 이후, Daum 상단이 회색 톤으로 바뀜. 포털 중 최초. 그러나 로고에 별다른 추모 관련 링크가 걸리진 않음.

3. 5월 23일 오후, 네이버도 Daum을 쫓아서 추모 특집 메인 페이지로 전환. 처음에 로고는 초록색을 유지했으나 몇 시간 지나 검정색으로 변경함

4. 5월 23일 오후 6시 40분, 네이버 추모 특집 페이지 오픈. 곧이어 네이버 메인 로고에 링크를 검.
네이버 추모서명 페이지 :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http://pr.naver.com/president_Roh
(팁 : 페이지 생성시간 확인하는 법 : 최초 댓글 단 시각을 확인하면 되는데, 네이버의 경우 벌써 20만 개가 넘어가고 이전 버튼 눌러서 찾아가려면 끝도 없기에 네이버 추모서명 페이지 댓글 란에서 우클릭 → 소스보기 → 게시판 링크 찾음 → 한 페이지에 20개씩인데 현재까지 20만개가 올라왔다면 페이지 list를 10000으로 고쳐서 url 새로고침.
http://campaign.naver.com/comment/list.html?qna=1&code=promotion_nomuhyeun&listcount=16&page=13427
위 주소에서 마지막 page=13427 에 원하는 숫자 입력하고 갱신)
5. 5월 23일 더 늦게, Daum 추모 특집 페이지 오픈. Daum 메인 로고에 링크를 검.
http://condolence.media.daum.net/gaia/do/service/read?bbsId=Notice
정확한 시간은 확인을 못했으나 네이버보다 더 늦게 오픈한 것으로 추측됨. (혹시 잘못된 정보 있으면 제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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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 5월 24일 오후 2시 30분 현재, 네이버 추모페이지에는 21만 8천명이, 다음 추모페이지에는 5만명이 다녀 갔습니다. 최초로 올라왔던 Daum 아고라의 추모서명은 14만명이나 돌파했으나 메인의 어디 잘 보이는 자리에 제대로 걸리지 못했었죠.
Daum 측에서 만든 추모 특집 페이지보다 네티즌이 만든 일개 추모서명이 훨씬 더 많은 추모객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네티즌이 만든 UCC를 활용하는 것이 DB 축적 및 히스토리 파악에도 좋고 훨씬 더 의미도 있지 않겠습니까.
"역시 네티즌이 움직이는 다음" - 이미지 좋잖아요. 포털에서 만든 딱딱한 멘트보다 아고라 추모서명의 멘트가 훨씬 더 가슴에 와닿기도 하고요. 이러한 아고라 추모서명을 활용하지 않고 별도로 만든 건 참 아쉽군요.
(물론 '갑빠'는 포털 자체 제작이 더 있어 보이고 매체에 인용될 때에도 좋겠지만 최소한 아고라 추모서명과 댓글이 호환된다던가, 아니면 아고라 서명을 끌어앉는 구조로 좀 더 버라이어티하게 오픈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결국 4배 차이만 기억되게 생겼습니다. 아고라 추모서명+특집 추모페이지 추모 댓글 수를 합하면 네이버와 비슷할텐데, 네티즌들은 그런 것 계산하지 않을 겁니다. "네이버가 역시 다음의 4배 이상이구나.." 이거 계속 네티즌들 머리 속에 남죠. (네이버와 다음의 주간 UV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블로거도 본 적 있어요)
요컨대 선제 대응에는 다음이 발 빨랐고 네티즌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가 있었으나 이를 묶어서 활용하진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는 그냥 무난한 수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 마당에 이런 글 꼭 써야 하나 자괴감이 들면서도 이 글 올린 이유는 큰 사건에 대한 포털의 대응과 운영 능력을 한번 짚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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