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초,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21조원의 세금을 감면한다고 발표했었죠. 법인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양도소득세 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과 부자들이 투자하고 소비하면 결국 서민들에게도 떡고물이 돌아간다는 논리인데요, 오늘은 종부세 마저 경감하여 2조 2천억원을 덜 걷는다고 합니다.
60세이상 4만가구 종부세 10~30% 경감
http://media.daum.net/economic/estate/view.html?cateid=1041&newsid=20080923100202200
[시론] 부자들을 위한 세금잔치 - 감세 관련 옛날 기사 참고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view.html?cateid=1052&newsid=20080911201104261
우리나라는 직접세 비중보다 간접세(유류세 등)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여러가지 이유로 소득 재분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돈 많은 사람들이 살기엔 최고의 나라'라고들 하죠. 사실 많은 서민과 진보계열 지식인들이 지난 DJ정권과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것 중에 하나가 소득 재분배를 위한 정책과 가시적인 효과들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니 이 미흡하게 느껴졌던 소득 재분배 정책들마저 모두 폐기되거나 원위치되고 있는 중입니다. 감세 정책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21조원의 세금 감면 효과 중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3조 정도 밖에 안될 것이란 비판이 많습니다.
거기에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상황이다보니 다른 국가와 달리 국방비도 많이 써야 하죠. 복지도 선진국들 따라가려면 멀었고, 애 하나 유치원 보내려면 한달에 30만원 돈 그냥 날라가는 나라입니다. 세금 쓸 곳이 많아 보이는데 감세한다.. 결국 이곳저곳에서 허리띠 졸라맬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제 크고 작은 문제는 계속 터질 겁니다.
대표적으로 오늘 카이스트 관련 기사가 하나 떴네요.
정부, KAIST 신임교수 채용에 '제동'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chungcheong/view.html?cateid=100007&newsid=20080923080402853
(상략) 23일 KAIST에 따르면 세계적 연구역량 확충 등을 위해 내년에 신규로 35명의 교원을 뽑기로 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예산처에 10억여원의 관련 예산 배정을 요청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이는 새 정부들어 `공공부문 10% 예산 절감'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교수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데 기획예산처가 난색을 표명한 데다 타 국립대학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기 때문..(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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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감세 정책이 직접적으로 카이스트 교수 채용을 막은 것은 아니죠. 그러나 나비효과입니다. 감세정책을 준비하면서 공공부문 예산절감을 미리 외쳤을 것이고, 앞으로 감세 정책이 실행되는 5년 동안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이를 돌려 막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당장 걷는 돈 23조 줄이면서 10년 동안 집은 500만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돈은 어디서 메꿀까요?
정보통신, 문화, 스포츠(비인기 종목들), 과학기술, 1차 산업, 관광 산업 등등.. 건설과 상관없는 모든 분야는 새로운 혁신을 이루기는 커녕 예산 감소로 뭘 못한다는 얘기만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올블로그로 비유하면, MB란 블로거는 건설,땅,집,부동산,감세 란 태그로만 글 작성해서 발행하고 있고, 지지층들이 죽어라 추천해서 베스트 올라오고 있는 중인데 이걸 신고하거나 반대할 방법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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