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3일 화요일

감세의 나비효과 - KAIST부터 이제 시작

지난 9월 초,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21조원의 세금을 감면한다고 발표했었죠. 법인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양도소득세 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과 부자들이 투자하고 소비하면 결국 서민들에게도 떡고물이 돌아간다는 논리인데요, 오늘은 종부세 마저 경감하여 2조 2천억원을 덜 걷는다고 합니다.

60세이상 4만가구 종부세 10~30% 경감
http://media.daum.net/economic/estate/view.html?cateid=1041&newsid=20080923100202200

[시론] 부자들을 위한 세금잔치 - 감세 관련 옛날 기사 참고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view.html?cateid=1052&newsid=20080911201104261

우리나라는 직접세 비중보다 간접세(유류세 등)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여러가지 이유로 소득 재분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돈 많은 사람들이 살기엔 최고의 나라'라고들 하죠. 사실 많은 서민과 진보계열 지식인들이 지난 DJ정권과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것 중에 하나가 소득 재분배를 위한 정책과 가시적인 효과들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니 이 미흡하게 느껴졌던 소득 재분배 정책들마저 모두 폐기되거나 원위치되고 있는 중입니다. 감세 정책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21조원의 세금 감면 효과 중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3조 정도 밖에 안될 것이란 비판이 많습니다.

거기에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상황이다보니 다른 국가와 달리 국방비도 많이 써야 하죠. 복지도 선진국들 따라가려면 멀었고, 애 하나 유치원 보내려면 한달에 30만원 돈 그냥 날라가는 나라입니다. 세금 쓸 곳이 많아 보이는데 감세한다.. 결국 이곳저곳에서 허리띠 졸라맬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제 크고 작은 문제는 계속 터질 겁니다.
대표적으로 오늘 카이스트 관련 기사가 하나 떴네요.

정부, KAIST 신임교수 채용에 '제동'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chungcheong/view.html?cateid=100007&newsid=20080923080402853

(상략) 23일 KAIST에 따르면 세계적 연구역량 확충 등을 위해 내년에 신규로 35명의 교원을 뽑기로 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예산처에 10억여원의 관련 예산 배정을 요청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이는 새 정부들어 `공공부문 10% 예산 절감'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교수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데 기획예산처가 난색을 표명한 데다 타 국립대학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기 때문..(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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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감세 정책이 직접적으로 카이스트 교수 채용을 막은 것은 아니죠. 그러나 나비효과입니다. 감세정책을 준비하면서 공공부문 예산절감을 미리 외쳤을 것이고, 앞으로 감세 정책이 실행되는 5년 동안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이를 돌려 막는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당장 걷는 돈 23조 줄이면서 10년 동안 집은 500만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그 돈은 어디서 메꿀까요?
정보통신, 문화, 스포츠(비인기 종목들), 과학기술, 1차 산업, 관광 산업 등등.. 건설과 상관없는 모든 분야는 새로운 혁신을 이루기는 커녕 예산 감소로 뭘 못한다는 얘기만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올블로그로 비유하면, MB란 블로거는 건설,땅,집,부동산,감세 란 태그로만 글 작성해서 발행하고 있고, 지지층들이 죽어라 추천해서 베스트 올라오고 있는 중인데 이걸 신고하거나 반대할 방법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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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개:

  1. 올블 비유는 별 다섯개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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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결국 돈있는 사람은 미쿡가서 유학하니까 국내 교육이 황폐화되던

    경쟁력을 잃어버리던 상관 없다..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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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트람님,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못왔었어요..ㅠ_ㅠ



    지들끼리 잔치할라고 결국 조세를 줄이면, 그게 상대적으로 빈곤한 서민들에게 돌아온다는 사실, 왜들 모르고 그냥 지켜보자고들 그런걸까요?

    도대체 나라를 얼마나 말아먹어야 그만할지,

    하천정비사업이나 그만하라지.. 후!



    그래도, 우리는 질기고 가늘게 꼭 지켜보며 기억하고 있어야합니다.

    백일천하가 뭔지 꼭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오늘 하루 좋은일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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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말 걱정입니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 어떤 행동도 자유롭지 못한 것같습니다. 겨우 할수 있는것이 블로그 등에 조심스럽게 글 올리고, 부모님 정도나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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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점점 더 돈 있는 사람들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네요.

    참 씁쓸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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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zoonous - 2008/09/23 15:04
    앗..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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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김태현 - 2008/09/23 15:10
    돈 있는 사람은 MB가 뭘하든 전혀 상관없겠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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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명이~♬ - 2008/09/23 17:34
    질기고 가늘게.. 4년 반 금방 갈지도 모르겠어요ㅎ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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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이기두 - 2008/09/23 17:49
    부모님, 사촌, 친척 어르신들, 외가집..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웹에서 네트워크망을 통해 여론이 빠르게 전파되듯이 오프라인에서 지금 현재 집행되고 있는 정책들을 알리는 길이 최고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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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앵~ - 2008/09/23 17:53
    돈벌면 이민갈까? 생각이 들다가도, '돈벌면 우리나라가 최고겠네'란 생각이 드는.. 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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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비유 최곱니다 ^^

    저 내용을 보면서 어제 본 뉴스 한자락이 떠오릅니다.



    " 서민층의 유류세를 돌려드립니다 (자랑스럽게) 하지만 신한카드, 삼성카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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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김태현 - 2008/09/23 15:10
    계급에 따라 사회가 극도로 분열되기 시작하면...

    국정에 리더십을 유지하기 정말 힘들텐데...

    집권 초기부터 저러면... 뒷감당 어떻게 하려는지...

    적당히 균형을 잡아야지... 나참...



    한 10년간 못한 뻘짓 몰아 하면서 한풀이 하려는지...

    집권 세력의 향후 행보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근데... 유학은 그들의 전유물 아니잖아요?

    뭐... 돈 있으면... 좀 편하게 가기는 하지만... ^^;



    트람님// 나비효과 & 올블비유... 공감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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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500만채 지을 돈은 아마... 공기업 팔지 않을까 싶네요

    참 어마어마 하죠. 대통령이란 자리...

    앞으로 남은 4년간은 또 어떤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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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안녕하세요.

    좀 의외의 트랙백이 하나 날라와서...

    구경 한번 하시고... 의견 부탁드립니다.



    "정책 공감"이라는 곳인데...

    이런 곳하고 얽혀봐야 좋은 꼴 못볼거 같은데...

    공을 넘기면서도 좀 걱정이네요. ^^;



    어쨌튼... 함 구경이나 하세요. (딸린 트랙백 보시길...)

    [정부 정책블로그 개설 한달] ‘정책 공감’ ‘정책 반감’?

    http://blog.daum.net/ghost-online/1560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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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trackback from: [정부 정책블로그 개설 한달] ‘정책 공감’ ‘정책 반감’? (서울신문)
    [정부 정책블로그 개설 한달] ‘정책 공감’ ‘정책 반감’? 서울신문 | 기사입력 2008.09.24 04:07 [서울신문] 촛불에 덴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대표 블로그 신설과 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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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박스타 - 2008/09/23 21:51
    OTL.. 어제 100분토론도 참 볼만했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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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두터비 - 2008/09/24 01:07
    충격과 공포는 부시만 좋아헀던 단어가 아니었나봅니다. 앞으로 어떠한 충격과 공포가 이어질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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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G.O. - 2008/09/26 00:49
    네 감사합니다. 저도 트랙백 한번 걸린 적 있는데 그땐 "뭔 이런 것도 운영하나" 싶어서 휙 넘겼는데 공을 주셨으니.. 받아서 한번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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