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9일 화요일

파멸을 향해 기어가는 리모콘 기술자

요새 읽고 있는 책, '스틱!'에서 본 재밌는 비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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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추가는 사실 매우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된다. 기술자(A)가 리모컨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흠, 여기 앞쪽 공간이 비는군. 그러고 보니 마이크로칩 용량도 좀 여유가 있었지. 남는 용량을 그냥 놀리느니 율리어스력과 그레고리력을 변환하는 기능을 넣는 게 어떨까?'

기술자(A)는 그저 사람을 돕고 싶었을 뿐이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리모컨을 더욱 개선하고 싶었을 뿐이다. 한편 팀의 다른 기술자(B)들은 달력변환 기능에 별반 관심이 없다. 쓸데없는 기능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굳이 "달력 변환기능을 추가하느니 차라리 내 모가지를 잘라!"라고 반대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리모컨과 다른 첨단기술 기기들은 점점 더 파멸을 향해 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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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에서 기술자(A)가 프로젝트 매니저, 또는 기획 리더라면 해당 프로젝트나 서비스는 점점 더 파멸을 향해 기어가는 것..이 아니라 뛰어가겠지요. 실무기획+PM 짬뽕 역할을 맡은 적 있었는데 기술자(A)와 기술자(B)스러운 내적 고민의 충돌 때문에 프로젝트 리딩은 커녕 기획 실무 자체가 어찌나 고민되던지..크흐~

2. 기술자(B)가 프로젝트, 서비스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는 관리자라면 결사 반대하겠지만, 사실 많은 관리자와 대부분의 실무자는 그냥 넘어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실무자는 그럴 수 있고, 또 그러한 발상을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관리자는 절대로 그래서는 안되겠지요.

책 > 스틱!
http://book.daum.net/bookdetail/book.do?bookid=KOR9788901067179

(이 책에서 메시지 → 기획으로 바꿔도 잘 읽힙니다ㅎㅎ)


댓글 4개:

  1. @hoonja - 2008/07/29 01:22
    모든 글은 나 자신에게 하는 소리라능~~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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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출처 넣고 퍼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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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뉘 - 2008/07/31 13:22
    아 넵,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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