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일 화요일

'참여정부 치명타' 보도는 한겨레의 원칙

대검 중수부가 오늘 노건평씨에게 사전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조선일보는 신났는데요, 과거 이슈까지 억지로 끌어다 붙여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흠집내기에 여념 없네요.

자살한 남상국 前사장 부인 "노건평씨 이름 나오니까 힘들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02/2008120200025.html
(기사 굳이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조선닷컴 독자들마저 조선 욕하는 중)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겨레 신문마저 센 논조의 기사를 내보냈네요.

청렴 내세운 참여정부 '친인척 비리' 치명타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01&newsid=20081202083102501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노건평씨가 전화로 농협 회장에게 세종증권 인수 건을 부탁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본인도 시인했고요. 돈 문제를 떠나서 전화로 청탁 전화했으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비리'는 맞습니다. 한겨레에서는 '치명타'라고까지 표현했네요.

댓글에서 많은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겨레에 실망했다며 항의하는 중입니다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오히려 이로서 한겨레 신문은 '정권 관련 어느 비리이건 간에 세게 보도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고, 이명박 정부 친인척 비리가 터지면 같은 논조로, '치명타'라 공격하면서 보도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우린 이와 관련해서 조중동의 원칙없는 보도 태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영부인의 사촌인 김옥희씨 비리만 해도 그렇죠. 정권 들어선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터진 대형 비리였는데 조중동은 조용히 넘어가면서 단신 급으로 처리했으며 이명박 정부는 그 망할 '재산 헌납 카드'를 살짝 꺼내 여론마저 무마시켰죠. 그러나 지금 노건평씨 사건은 어떻습니까. 살기까지 느껴질 지경이네요.

참고 : 김옥희에 비해 너무나 비교되는 종이언론의 노건평 보도
http://media.daum.net/society/media/view.html?cateid=1016&newsid=20081127145606227

원칙과 상식이 무시되는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겨레 신문도 그렇고, 우리 스스로도 원칙과 상식을 다른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 해야 겠습니다.

PS.
글 수정하여 관련자료 첨부했습니다. 이게 상당히 큰 주제로 연결되네요. 참여정부와 진보언론의 현재에 대해 곱씹어보고 MB와 조중동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1. 진보언론이 노건평씨 사건 경쟁보도에 뛰어든 이유는?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93840

2. 한겨레 기사에 대해 극명하게 갈리는 진보계열 네티즌 반응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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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1. 님의 글 때때로 잘 보고 있습니다만,

    이번 글은 절대로 동의하거나 추천할 수가 없습니다.

    한겨레가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거라 생각하지만,

    그 위치에 상응하는 정도가 있는 것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한거레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언론의 본분을

    망각하고 '우리 편이라 생각한 니가 이럴 수 있나?'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한겨레가 선택한 제목과 논조는, 적어도

    저 기사 만큼은 조중동과 동급의 똑같은 시각과 동급의 논조로

    써 갈기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한겨레를 욕하고 비난하는 겁니다.

    비판도 아니라 비난입니다. '한겨레'가 저런 식의 중심없는

    글을 써 댓기에 현재 정권이 바뀌는데도 일정 정도의 몫을 한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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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신명 - 2008/12/02 16:04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더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겨레 기사 중에, 기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청렴하다고 자랑하던 노무현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줄줄이 연루된 세종증권 매각 로비 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친형인 건평씨가 구속영장이 청구될 처지에 놓인 것은 대통령 주변에 정권의 의지보다도 더욱 강고한 권력형 비리가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국 사회의 실상을 보여 준다."



    이 얘기는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다음 번에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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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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