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3일 금요일

페이스북 너무 따라한 세이클럽me, 문제는?

좀 낡은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던 네오위즈인터넷의 세이클럽이 '세이클럽me'란 이름을 달고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SNS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는데 보도자료를 보니 마이스토리 전면배치, UI 개선, 커뮤니케이션 바 도입을 3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네요.

참고 : 세이클럽, SNS 플랫폼으로 새단장
http://media.daum.net/culture/art/view.html?cateid=1021&newsid=20090311150704056

소식을 듣고 낮에 잠깐 둘러 봤을 때에도 '이거 페이스북 따라했군' 생각이 퍼득 들었습니다.
특히 프로필 페이지는 거의 흡사하더라구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사이트 GNB(Global Navi Bar)를 얇게 하여 최상단 배치(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편)
2.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마이스토리'는 Facebook이 작년 9월에 도입한 Wall과 거의 동일
3. 사이트 하단에 고정되어 있는 커뮤니케이션 바
4. 유저 프로필에서 탭 추가가 가능하고 닉네임 옆에 본인의 최신 코멘트가 뿌려지는 점
5. 사이트 홈에서는 로그인 후 친구소식(News-feed)이 바로 뿌려짐

등등.. 많은 면에서 페이스북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웹사이트가 발전하면서 서로의 사용성, 좋은 기능은 벤치마킹해 가며 수렴하는 건 맞습니다. 전 기본적으로 '벤치마킹'에 찬성입니다. 타 사이트의 좋은 기획은 그것이 어떤 점에서 좋고 잘 먹히는지 벤치마킹하여 자사 사이트에 도입하는 건 나쁠 것 없죠. 그렇게 해서 한단계 진보하는 경우도 많고요.

일례로 페이스북이 최초로 도입했던 News-feed(친구소식) 기능은 다수의 SNS에서 벤치마킹하여 써먹고 있으며, 야후닷컴의 사이트 홈은 AOL과 네이버에 영향을 끼쳤고, 네이버 카페는 노골적으로 Daum을 따라했으며, Daum 신지식은 네이버 지식iN과 별 다를 바 없습니다. 트위터와 미투데이도 동일하죠.

그런데.. 그리드 폭까지 똑같은 것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래 캡처 비교 봐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3번 박스 자체가 수행하는 역할도 동일하고, 2번 박스의 경우 그리드까지 똑같고 좌우에 배치된 박스도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포스팅하려고 캡처 이미지를 줄이다가 발견한 건데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군요.

사실 페이스북의 UI와 UX는 국내 사용자들한테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솔직히 웹기획자인 저도 처음에 굉장히 어려웠어요-_-;; 페이스북도 저런 UI를 오픈 초기부터 사용한 것은 아니고 차츰 발전하다 작년 9월 그랜드 리뉴얼하면서 도입한 건데 세이클럽이 그리드까지 맞추면서 똑같이 따라한다면 기존 사용자들의 불편은 이만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기존 유저 다 쫓아내고 새로 받을 생각이라면 몰라도..)

실제로 세이클럽에서 운영하는 프로필인 '세미'에 보면 사용자들의 원성이 느껴집니다.

세미의 프로필
http://me.sayclub.com/profile/id/sayclubme

"날 왜 머리 쓰게 만드냐", "너무 혼란스럽다", "갑자기 OO 정보가 공개되어 버렸다", "친구소식을 받아본다는 얘기는 내 정보도 그대로 까발려진다는 것 아니냐".. 이거 제가 한 얘기가 아니고 세이클럽 사용자들이 세미의 프로필에 쏟아낸 말을 정제한 겁니다.

페이스북의 어떤 장점이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만드는지 깊게 고민하여 세이클럽 유저들의 혼란을 최소화 하면서 점진적으로 도입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전면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도 좋았을텐데.. 개편 자체가 급작스럽고, 개편된 사이트도 국내 사용자들에게 이질적인 페이스북 UI를 똑같이 사용해 버려서 그 혼란함이 가중되는 것 같아 좀 안타깝군요.

(그렇지만 만약 저한테 세이클럽이란 낡은 플랫폼 개편해보라 하면.. 아마 다 뜯어고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네요ㅎ 그랜드 리뉴얼은 신규 보다도 어려운..)

그러나 SNS 플랫폼이라는 방향은 맞는 것 같습니다.

세이클럽/네오위즈의 방대한 서비스에 SNS의 피를 돌게 하여 사용자들을 엮어주면, 지금 당장은 힘들 지라도 시간이 좀 흐르면 티핑 포인트를 넘기고 정말 거대한 SNS가 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방법론에서 다소 문제가 있긴 했지만 고쳐 나가면서 또다른 참신한 SNS로 발돋움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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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1. 저도 보는 순간 페이스북 생각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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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가 없군요. 페이스북 저는 지금도 사용중이지만, 이게 정말 좋은 서비스 인가, 한국 사람들은 학을 떼겠네 이런 생각만 듭니다. 간결성을 위해 또다른 복잡성을 낳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무리 SNS의 대세가 페이스북이라지만 이 서비스가 정말 앞으로 10년 이상 살아남을지, 그냥 유행에 그쳐버릴지 아무도 모를 상황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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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ㅋㅋ 정말 그리드까지 비슷하네요.ㅋ

    사실 전 UI를 꼭 스텝에 맞게 가야한다는 거에는 그닥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국내사용자에게 분명 페북형태의 경험은 익숙하진 않겠지만요)

    사실 중요한건 프라이빗의 차이를 어떻게 user가 받아줄지에 대한 부분이 궁금하다는. 페북이 만나는 대상도 좀더 열려있고 여러면에서 정보노출에 좀 관대한 편인데 이런부분들이 한국유저들에게 어떻게 어필이 될지 궁금해요.

    여튼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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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doimoi - 2009/03/13 12:36
    너무 똑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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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것참 - 2009/03/13 16:58
    페이스북의 장점을 흡수하여 고유의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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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지나가다 - 2009/03/13 17:32
    아 프라이빗에 관해서는 반대인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은 그래도 친구가 아니면 Wall에 글 못 쓰는 등 제약 조건이 생기는데, 세이클럽me의 마이스토리는 아무나 글을 쓰더라구요. 내 영역에 남이 와서 낙서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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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비슷하네요..

    나도 페이스북 쓰고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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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허;; 똑같아도 너무 똑같네... 저런 형태는 한국에서는 많이 생소할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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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지나가다 - 2009/03/13 17:32
    아무나 쓸 수 있다면 게시판을 SNS에 사용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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