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4일 일요일

대한민국, 민주주의 2.0 시대를 활짝 열다

뻔한 얘기부터 시작할께요. 민주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민주주의(民主主義) :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또는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기본적 인권, 자유권, 평등권, 다수결의 원리, 법치주의 따위를 그 기본 원리로 한다."
http://krdic.daum.net/dickr/contents.do?offset=A015194000&query1=A015194000#A015194000

위의 민주주의 정의를 육하원칙으로 구분하면 빠진게 있는데요,

누가 : 국민이
언제 : ?
어디서 : ?
무엇을 : 권력을
어떻게 : 스스로 행사한다.
왜 : (민주주의를 왜 하냐.. 이건 '공리'로 보고, 여기선 논외로 하겠습니다)

여기서 빠진 '언제'와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에 대한 정책적 정의가 각국의 민주주의 형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이 권력을 스스로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큰 이벤트는 대선이고, 이는 5년마다(언제), 투표장에서(어디서), 강력한 권한과 막중한 책임을 가진 대통령을 1인 1투표로 직접 선출(어떻게)하는 방식의 룰로 요약됩니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에서 이러한 룰은 '강제화'되었고, 이 룰을 깨고 국민이 스스로 권력을 행사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미국을 보면 민주주의는 환상일 뿐이며 '강제적 룰'은 크나큰 벽입니다.

 

최근 조사(08년 4월)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8%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고,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이라크전에 염증을 느끼고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여 이라크전을 저지하거나 부시를 끌어내리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다음 대선만 바라보고 있죠.

힐러리와 오바마가 붙어서 승자가 맥케인과 붙어 대통령을 결정하는.. 이런 과정은 마치 아이언맨 처럼 점점 업그레이드되어 가는 '슈퍼 영웅'의 탄생 과정과 비슷할 지 몰라도, 그 결과는 엄청난 다운그레이드 및 버그의 집합체일 수도 있다는 것이 지난 두 번의 미 대선 결과였습니다.

 

현 28% 지지율의, 누구나 인정하는 '최악의' 부시 대통령이 저런 과정을 거쳐 두 번 다 당선됐고 8년동안 유지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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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민주주의 버그의 집합체? =_=;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21세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어떨까요?

사실 독재정권을 제외하고 나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 체제에서 우리가 살게 된 건 기껏 20년 정도 밖에 안 되고, 이번 대선과 총선 결과를 보면 민주주의의 결과물에 대해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발달한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권력을 스스로 행사 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는 '직접 참여하는 빠른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2004년. 일부 정치꾼들이 권력을 남용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려던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 대체 그때 탄핵 명분이 뭐였는지 생각도 안나네요. MB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텐데.. 아무튼 국민이 나서서 인터넷을 활용하여 빠르게 룰을 만들었고, 스스로의 권력을 행사하여 이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2008년. 이명박 정권의 연이은 큰 실책들을 참다 참다 못해 미국 소고기 수입 건에서 폭발한 대한민국 국민들.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언제, 어디서, 어떻게' 룰을 빠르게 설정하고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직접 민주주의 시대였던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agora)에 시민들이 모여, 국가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은 위험인물의 이름을 조개(도편)에 적어 추방하던 '도편추방제'의 21세기 버전이랄까요.

웹과 만난 21세기형 도편추방제. 웹처럼, 웹2.0의 기치처럼, 과거의 느린 민주주의와는 다르게 그 주체인 국민들이 직접 룰을 만들고, 웹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현실의 정치에 빠르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비폭력적인 촛불 시위에서 하나됨을 즐기고, 다음 아고라 1천만 서명을 새로고침하며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즐기는 참여. 이는 정말 민주주의 2.0이라 부를 만 하지 않을까요?

민주주의 2.0. 위기를 기회로.

대한민국은 지금, 부동산과 돈에 혹해서 또는 정말 뽑을 사람 없어서 MB를 뽑았던 그 '과오'를 씻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이명박 대통령을 뽑지 않았습니다만 정말 이 정도로 철학이 없고 '멍부'일 줄은 몰랐습니다-_-;)

현실적으로 보면 조갑제를 비롯한 극우파까지, 박근혜까지 MB 정권을 저버리는 마당에 정부와 한나라당은 최소한 대국민 사과를 하는 수준까지는 갈 것 같아요. 미국 소고기를 재협상하는 선에서 끝내고 탄핵 자체는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정부가 애써 주장하는 '광우병 괴담으로 인한 인터넷 민란'은 훨씬 뛰어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겪고 있는 것은,
 
'우리가 뽑은 권력의 대리인에 결함이 있다면 인터넷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빠르게 리콜 조치 들어가는 민주주의 2.0'인 것이고, 두 번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 2.0 시대를 활짝 열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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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UCC를 올리는 차원을 뛰어넘어 민주주의의 권력 행사까지.. YOU!


댓글 5개:

  1. trackback from: 선전선동과 공작의 달인, 골빈 이명박 정권과 골빈당 '한나라당'
    선전선동과 공작의 달인, 골빈 이명박 정권과 골빈당 '한나라당' 민심을 배반하고 광우병을 선물한 이명박 정권과 조선일보 지난 5월 2, 3일 3만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촛불을 밝히고, 굴욕적인 한미정상회담과 한미FTA 국회비준을 위해 자국민들에게 광우병을 선물한 이명박 정권을 규탄했다. 초.중.고등학생들까지 자신들이 원하지 않아도 먹게 될, 광우병 위험물질까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졸속으로 타결한 이명박 정권을 향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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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명박 대통령의 삽질은 예상은 어느정도 했는데, 이정도까지 삽질할줄은 예상치 못했습니다.^^;



    진중권의 말처럼 대운하 팔려고 할때나 이런 불만이 폭등할 줄 알았는데 이제 겨우 2달 좀 지났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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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점프컷 - 2008/05/06 12:19
    참여정부 때 이랬다면 아마추어리즘,독선적,대통령 막말한다,굴욕외교 등 별 얘기 다 나왔을텐데 말이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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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재활용될 필요가 많은 글이군요. 다음 view에라도 띄워보심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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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eholder - 2009/05/26 20:21
    그것까지 생각 못했었는데 Beholder님 댓글로 힘을 얻어 새로 올려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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