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2일 목요일

페이스북 성공요인으로 보는 SNS 필수요소

페이스북(facebook.com)은 비교적 늦게 태어났으면서 가장 빠르게, 거대하게 성장하고 있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기업가치 150억 달러 추산(2007년), 전세계 회원수 1억 5천만명 돌파에 그 중 절반은 매일 접속.. 엄청난 성과죠.

이번 미국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는 CNN 생중계 페이지와 손잡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빠르게 뿌릴 수 있도록 status기능을 연동시켜서 대박났습니다. 분당 8천개가 넘었다고 하네요.

참고 1. A Great Start to 2009 - 창업자인 마크 주크버그의 새해 인삿말
http://blog.facebook.com/blog.php?post=46881667130

참고 2. 오바마 취임식으로 대박난 페이스북
http://mushman.co.kr/2690929?srchid=BR1http%3A%2F%2Fmushman.co.kr%2F2690929

이런 페이스북의 성공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탄탄한 '네트워크 씨드' 확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크 주크버그 자신이 하버드대 출신으로서 하버드대생 → 아이비리그 대학생 → 미국 대학생과 고등학생 식으로 천천히, 탄탄하게 사용자 층을 넓혀 갔습니다. SNS 초창기, 사용자가 아무도 모른 채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과 한 명이라도 아는 상태로 시작하는 것은 네트워크 품질에서 확 차이나게 되죠.

SNS에서 '네트워크 씨드'는 중요합니다. 마이스페이스는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뭉쳐서 시작했고, Myyearbook은 친구 사귀고 싶은 미국 고교생들이 모였고, Gaia Online은 일본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포럼을 만들었다가 점차 가상세계 기반 SNS로 진화한 케이스입니다.

일본 Mixi의 경우 초대제를 통해 '아는 사람 1명은 있는'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기 시작하여 일본 제1의 SNS가 된 점도 참고할 만 합니다. (하지만 회원 1천 만명이 넘어가면서 정체되기 시작, 결국 작년 가을께에는 초대제를 푼다고 발표했죠. 모바게타운 등장도 한몫했을 듯)

요컨대 '네트워크 씨드'는 혁신파급 이론에서 등장하는 Innovator, Early Adopter의 의미를 좀 더 좁혀서 '같은 목적·동기를 갖고 있는 초창기 사용자 그룹' 혹은 '매개체로 연결된 탄탄한 초기 사용자 층'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들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둘째, SNS 본연의 핵심 기능인 '사용자 엮어주기'에 집중

페이스북을 체험하면 금방 알 수 있는데 얘네는 꾸미기나 테마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메일 시스템도 갖고 있지 않죠. 마이스페이스의 Music이나 Video 같은 광장형 콘텐츠 서비스도 없습니다. 처음 써보면 당혹스러울 정도로 '비어 있는' 사이트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친구 한 두 명 추가하다 보면 어느새 사이트가 채워지게 됩니다. 뭘로 채워지냐구요? 바로 페이스북이 오늘의 페이스북으로 올라서는데 핵심 역할을 한 News-feed와 Mini-feed 덕분에 온갖 사용자 로그와 링크로 내 Profile이 풍성하게 바뀌는 것이지요.

이 기능은 페이스북 오픈 2년 뒤인 2006년에 첫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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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feed와 News feed의 2006년도 첫 모습


News-feed와 Mini-feed를 우리 말로 하면 '친구 소식', '내 활동 기록' 정도로 풀이됩니다. News-feed는 친구들의 활동을 모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고, Mini-feed는 페이스북에서 내가 조금만 활동하면 Profile에 채워지는 '은근한 자랑'이 되는 기능이죠.

사실 생각해 보면.. 싸이월드 미니홈피 하면서 가장 필요했던 게 이런 기능이었어요.

콘텐츠가 없어서 올리지 못하면 "최근 4주간 게시물이 없습니다"라고 뜨니 이건 미니홈피 주인에게 부담 요소로 작용합니다. 또한 내가 올린 과거 게시물에, 친한 친구나 혹은 옛날 애인이, 조카가 댓글을 달아놔도 내가 직접 뒤지지 않는 이상엔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싸이월드도 '마이 싸이월드'를 통해 News-feed를 도입했지만 불편하고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페이스북은 이를 사용자 로그 기반의 Feed로 해결했습니다.

억지로 콘텐츠를 올리지 않아도, 새 친구가 생기거나 Status만 바꿔도 Profile이 채워집니다. 친구가 새로운 사진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아도 일일히 파도타기 할 필요없이 손쉽게 확인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요컨대 페이스북은 서비스 오픈 2년 만에 Mini-feed와 News feed를 도입하면서 티핑 포인트를 훌쩍 넘어 급성장하게 됐고, 이는 페이스북이 SNS 핵심인 '사용자 엮어주기'에 집중한 결과 이뤄낸 성과입니다.

사실 페이스북이 작년 9월에 전체 리뉴얼하면서 도입한 Wall이 꽤 흥미로워서 이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어요. 근데 이게 News-feed, Mini-feed를 언급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안되고, 또 어떤 가치가 있는 건지 쓰다 보니 서문이 길어져서 이 글을 먼저 쓰고 Wall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PS. 페이스북 한국판을 보면 Wall은 '담벼락'으로 직역되어 제공되고 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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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개:

  1. "최근 4주간 게시물이 없습니다" 이 문구 뜨면 정말 마음이 황량해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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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cebook 약관들을 살펴보면 번역기를 돌린듯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ㅠ.ㅠ 한 예로 동영상 메뉴 약관을 보시면 정말 가관이죠.



    아래 포스트를 보시면 -_-; 페이스북에서 처음 동영상을 올릴 때 나오는 약관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한글로 쓰여져있되 한국말은 아니죠.



    http://b.mytears.org/2009/0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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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oog - 2009/01/23 11:11
    더 올리기 싫어지지 않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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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태영 - 2009/01/23 12:04
    덕분에 가서 글 보게 됐는데 정말 너무 심하네요=_= Wall을 '담벼락'으로 번역해서 한국에서 그 용어가 널리 퍼지게 하려는 의도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단순히 직역한 것이었군요 으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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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좋은 글, 잘 정리된 글 감사합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네트워크 씨드를 잘 이용해서 멋진 서비스가 나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글로벌화 할수 있는 서비스가 나와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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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ZOOTY - 2009/01/23 20:07
    정말 웹종사자라면 누구나 품어보는 꿈일 것 같아요. 국내에서도 성공시키고 널리는 글로벌화 해서 잘 되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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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정태영 - 2009/01/23 12:04
    Facebook의 현재 한글번역은 translations라고 부르는 facebook application을 이용한,기본상 한국말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 위주의 지원자들에 의해 vote(추천,투표)등 수단을 포함한 위키와 비슷한 온라인공동 작업의 결과라고 알고 있습니다.물론 기타 국가들의 언어도 모두 같은 facebook 애플리케이션으로 해당국가의 지원자들의 번역을 거쳐서 현재의 다국어 버전의 facebook이 생긴 것이라 봅니다.즉 번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누구나 자원적인 번역에 참여 할 수 있게 만들어 져 있습니다.그리고 이 애플리케이션 자체는 다양한 언어들을 오리지날의 의미에 가까운 수준으로 번역을 제공하자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것이고요..



    http://www.facebook.com/translations/

    http://www.facebook.com/translations/?help&app=1

    http://www.facebook.com/translations/?vote&vtype=random&app=1



    물론 번역의 질이 참여자의 인수와 규모 및 번역수준과 관련되어 잇기에 이런 온라인 공동작업의 결과는 꼭 완벽하다고는 얘기할 수가 없겠으며 실지 국제적으로 facebook의 번역수준 및 이런 사회화적인 무료노동력 고용방식에 비평을 하는 사람들도 없진 않아 있습니다.



    동영상 서비스와 관련되는 약관의 한글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하셨는데 구체적으로 Facebook의 어떤 동영상 서비스와 관련되어 있는지, 어떤 페이지가 문제 있는지 링크를 알려주실 수 있을가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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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Facebook이 성공요인으로 전 위의 번역관련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한 유용한 웹기반 애플리케이션 (제3자 회사의 제품 포함)이 다양하게 많이 개발되어 있다는 점을 보충하고 싶습니다.



    실지 Facebook이 2008년 6월정도에 자체의 플랫폼 소스를 전세계에 오픈했기에 이론상으로는 누구나 facebook과 비슷한 사이트를 복제하거나 창조를 할 수가 있습니다.



    http://developers.facebook.com/fbopen/



    그런데 facebook이 이미 짧은 시간내로 다국적언어 버전을 발표한 이상 facebook에 대한 그 어떤 방식의 복제도 큰 의미가 없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특별히 facebook connect가 완전히 오픈되면서 전세계의 SNS나 사이트와 블로그들이 facebook을 중심으로 돌아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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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라이프해커 - 2009/01/23 23:28
    댓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그대로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F8은 글로벌 SNS 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다 주었고 우리나라에서도 페이스북을 논하면 F8과 오픈 플랫폼 위주로 얘기가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걸 따로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웹서비스가 안착되기 위한 과정에서 F8, OpenSocial은 앞순위는 아닌 것 같아서 입니다. 페이스북도 티핑포인트를 넘어서 한창 성장하고 있을 때인 2007년도에 F8을 도입하여 가속도를 더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규 SNS가 초창기부터 가져야 할 핵심요소("이것 없으면 사용자 안 모여! 성공 못해") 급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컨대 페이스북이 F8로 부흥한 것은 맞지만 서비스 초기의 Must have는 아닌 것이고, 지금의 페이스북 모델에 경도되어 국내 일부 SNS(IDtail 등)가 서비스 성장 모델과 로드맵을 잘못 짜고 있는 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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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trackback from: 요!쾌남의 생각
    얼굴책 SNS 성공요소 둘: Network Seed & F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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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좋은 글 감사해요~*



    ㅎ전 도대체 페이스북 어디가재밌는지 모르겠다는 ㅠㅋ;;



    문화적 취향이달라서그런가...아님 제가 활용을못하는지 ..;;



    아무튼 [News-feed와 Mini-feed를 이용한 "은근한 자랑"] 이라는 점은



    참 정확한 '성공의핵심 알맹이'인것 같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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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참 그런데, 페이스북에 모르는 외국인 친구 두명 등록했더니,



    그친구들이 활동하는 내역으로 제 프로필이채워지고 있더군요 ㅋㅋ;;

    두명인데도 상당히 뭔가 꾸며진듯한....ㅋㅋ

    싸이처럼 관리안해도되는점은 편한것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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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바람 - 2009/01/28 16:32
    그게 윗 글에서 언급한 Wall(담벼락)인데 다음에 다시 한번 글 쓰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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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글 잘 읽었습니다. 페이스북 유저로서 한국어 서비스는 좀 그렇더라구요.

    직역을 해놔서 그런지 어색한게.. 담벼락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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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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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Anonymous - 2009/02/03 14:21
    제가 지금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한국판 기준으로 설명 드리면 상단 메뉴의 '설정'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설정 > 개인정보 > 업데이트 소식 및 담벼락 으로 들어가면 친구에게 공개되기 싫은 activity 항목을 끌 수 있어요.



    그런데 새로운 네트워크 가입은 강제적으로 공개되는 것 같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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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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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Ha - 2009/02/02 01:46
    댓글 감사합니다. 그렇다고 뭘로 바꾸면 좋을까 생각해보면 '담벼락' 말고 또 막상 떠오르는 단어도 없긴 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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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trackback from: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왜 마이스페이스를 써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마이스페이스 철수 소식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말이었다. 관련기사 : 마이스페이스닷컴, 한국시장 철수 왜?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와 비즈니스 환경을 무시한 체 네임 밸류만으로 승부하려던 마이스페이스가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겪게 되면서 철수를 하게 된 것 같다. 작년에 우리나라에 진출하면서 블로거 간담회를 다녀왔었었는데, 그때도 한국의 대표적인 SNS인 싸이월드도 정체에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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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trackback from: snowboi의 생각
    페이스북 벤치마킹, SNS 필수 성공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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