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스닷컴 뉴스 편집자가 자사 홈페이지와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통해 김주하 인터뷰 기사 제목을 왜곡하는 사건이 발생해서 논란입니다. 본 사건에 대한 자세한 정황은 아래 기사 참고하시면 됩니다.
<중앙> '김주하 인터뷰' 왜곡… 사과문도 왜곡, 2009.1.6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106193508450공교롭게도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정식 오픈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사건이 터졌습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그동안 조중동은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한테 "우리 기사 제목 바꾸지 마라"며 으름장을 놨고,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관련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황입니다.
'포털, 자의적으로 기사 못바꾼다' 법 발의, 2008.7.25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view.html?cateid=100035&newsid=20080725082004457그런 중앙일보가 기사 제목을 바꿔치기 해서, 그것도 진위를 왜곡하여 논란이 되고 있으니 참 우스운 꼴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김주하 인터뷰 기사만 그럴까요? 절대 아닙니다.
사실 언론사닷컴 편집자들이 원 기사 제목을 '자의적으로' 바꿔서 자사 언론사닷컴에 배치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 됐습니다. 김주하 인터뷰 왜곡 사건이 터진 오늘도 중앙일보 조인스닷컴은 평이한 제목의 기사를 어쩜 저렇게 북한스럽게 "우리 수령님 영도 하에.." 삘 나게 바꿨는지.. 한번 보실까요.
원 제목은 <
해고 대신 휴직' 감동 준 회사 "일자리 나누기로 위기 탈출">이고, 부제는 <MB 신년사서 거론한 쿠퍼스탠다드 코리아>였습니다. 그런데 기사 제목이 <
MB 칭찬 회사 찾았다! 직접 가보니 감동 두배>로 바뀌었고 부제는 <사장님과 직원들 어깨 껴안으며 함께 "파이팅">이 됐습니다. 만일 포털이 저렇게 바꿨다면 네티즌들과 각종 언론한테 정말 무진장 욕먹었겠죠.
좀 더 확인해볼까요?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등록된 조중동 편집판만 몇번 클릭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2008.1.7, 0:00의 조선, 중앙 뉴스캐스트 편집판으로 간단하게 조사해 봤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자세한 내용은 숨겨놨습니다. 아래 more 클릭하세요)
more..
(총 12개의 기사이며 아래 왼쪽이 뉴스캐스트 발행 제목, 오른쪽이 기사 원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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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 승리 자축, 한나라 무거운 분위기 -- 여야, 마라톤협상 끝 극적타결2. 베네통 사로잡은 토종 캐릭터 '뿌까' -- 베네통·삼성 사로잡은 토종캐릭터 뿌까…패션명품 아이콘으로
3. "한푼이라도 아끼려…" 중고매매사이트 실망 -- 한 푼이라도 아끼려 중고매매사이트 갔더니 '싸구려 불량'
4. 청와대 지하벙커 어떤곳? -- 청와대 지하벙커는?
5. 불황에도 돈버는 영업맨 뜬다 -- 불황에도 '돈버는 영업맨'은 뜬다
6. DJ "은행이 말 잘 안듣더라" -- DJ "이 대통령, 경제대통령 솜씨보여줘야"7. '마른 오징어' 알고보니… -- 햇볕 아래서 더욱 건강해진 ‘말린 식품’
8. 600% 성과급 옛말…"내쫓지만 마" -- 울산지역 대기업 연초 '돈잔치' 끝났다
9. 비행기 탑승 '묘수' 발견 -- [윤희영의 News English 산책] 천체물리학자가 비행기 탑승순서 '묘수' 발견
10. 실행버튼 망가진 한나라당 -- [김창균 칼럼] '실행 버튼'이 망가진 한나라당
11. 이문열 "홍위병 재미보다…" -- 이문열 "홍위병들이 재미보다 권력 내놓으니 저항하는 것"
12. 여중생 박서진 "세미누드 처음엔 꺼렸지만…" -- '여중생 세미누드 논란' 박서진 "누드라고 선정적이냐…뿌듯" -------------------------------------------------------------------
결론부터 얘기하면, 조선일보가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발행한 12개 기사 중 원제목에서 글자수만 줄여서 뉘앙스를 해치지 않은 제목은 2,4,5,10,11번으로 5개 밖에 안됩니다.
1번은 원기사의 부제를 제목으로 끌어올려서 어조가 확 바뀌었고, 3번은 원제에 없던 '실망'이라는 자의적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6번은 DJ 인터뷰의 핵심 문구가 대치되었고, 7번은 보편적으로 쓴 기사 중에 핵심 포인트를 뽑아 나름 선정적(?)으로 배치했네요. 8번은 전형적인 포털뉴스 스타일로 리라이팅했고, 9번의 경우 글자수만 줄인게 아니냐 할 수 있겠는데, 앞부분 [윤희영의 News English 산책]이 중요한 포인트라서 이게 빠지면 클릭한 사용자들이 낚였다고 느낄 소지가 다분합니다.
확실히 나머지 기사들은 뉘앙스가 달라졌거나 원제목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사라지고 선정적으로 탈바꿈하는 등 각색한 제목들로 바뀌었습니다.
12개 중에 7개가 고쳐 쓰였으니 무려 58%나 되네요.조선일보만 보면 재미없으니 중앙일보도 한번 보실까요.
(총 11개의 기사이며 아래 왼쪽이 뉴스캐스트 발행 제목, 오른쪽이 기사 원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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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억 더! 아님 말고" 강남 다시 콧대 -- `동상이몽`에 빠진 강남 아파트 매매시장2. "영등포로 가자" 강남족 몰리는 이유 -- 외지에서 온 차로 주유소들 `북적`
3. "안성기,화내며 '후배들 밴 부수고 싶다'고…" -- 안성기가 “젊은배우들 밴 부수고 싶다” 말한 사연은?
4. '해적' 잡으러 간 中 해군 -- 산넘고 물넘어…중국 해군 소말리아 등장
5. 280억 '주부 도박단' -- 경찰, 280억대 `주부 도박단` 검거
6. "마음껏 환불" 했더니… -- “1년 안에 직장 잃으면 차값 환불해 드립니다”
7. 실수로 107m날아가 세계新 -- 107m 날아간 스키어, 실수로 세계 기록 세워
8. 곡괭이 5개 꽂힌 아우디 도대체 왜? -- [사진] 곡괭이와 아우디… 곡괭이 꽂힌 고급 자동차 9. "011이 더좋아" -- “011 … 지금 번호가 더 좋아” 2세대폰 여전히 잘 팔리네
10. 돈 좀 벌었다고 BMW 뽑고 파티나 참석하니… -- 돈 좀 벌었다고 BMW부터 사니…
11. "한국 아줌마, 치마 입고 다리 좀…" -- ‘미수다’ 비키 “한국아줌마, 다리 오므려주세요” 하소연-------------------------------------------------------------------
중앙일보 뉴스캐스트 제목은 더 가관입니다. 총 11개의 기사 중에 원제목과 똑같거나 글자수 줄인 정도유지된 기사는 4번과 5번 밖에 없습니다.
1번은 김주하 인터뷰 이상으로 왜곡됐고(원 기사는 강남 아파트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동상이몽이라는건데 뉴스캐스트는 파는 사람 입장에서 강남 콧대가 세졌다고만 표현), 2번은 강남족이라는 난데없는 용어 등장, 3번은 '화내며'란 용어 등장, 6번의 뉴스 캐스트 제목은 이게 대체 뭔 기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축약되어 버렸고 이 점에서 7번과 9번도 마찬가지입니다.
8번 기사 찍어보면 '곡괭이 꽂힌 아우디' 사진만 있을 뿐인데, "도대체 왜?"라고 낚시해버렸습니다. 10번은 억지로 늘여 쓰느라 없던 표현도 등장했고 11번은 선정적인 말만 딱 뽑아내 버렸으니.. 11개 중에서 9개가 제목이 바뀌었고 덕분에 82%의 변경율을 기록했습니다. 이건 뭐 인터넷 연애 매체스럽네요.
요컨대 조선일보는 12개 중 7개, 중앙일보는 11개 중 9개의 기사 제목이 '자의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합하면 총 23개의 기사 중에서 16개의 기사인 70%는 제목이 왜곡(또는 리라이팅)되어 뉴스캐스트로 발행된 것입니다.(사실 이는 조중동 스스로 종이신문에 나가는 제목과 포털에서 팔리는 기사 제목은 어느 정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편집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조중동은 포털에 발행되는 기사 제목을 원제목 그대로 사용할 것. 포털은 돈주고 산 기사 제목을 바꾸지 못하도록 재갈 물려놓고, 자신들은 뉴스캐스트 제목을 저렇게 질떨어지게 리라이팅해서야 되겠습니까. 스스로 지키는게 맞겠죠.
마침 심재철 의원이 발의한 신문법 개정안(2006)을 보면 '기사의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포털에서 선정적인 제목으로 바꿔 편집하거나 오보가 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 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법 조금 손봐서 중앙일보부터 적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둘째, 원제목을 그대로 사용하기 싫다면, 매체 특성상 종이신문과 포털의 제목을 다르게 편집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면 모든 매체가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리라이팅하되 문제가 벌어질 경우 중재 내지 제재 조치를 감수해야 함. 이렇게 되면 모든 매체(방송사,신문,인터넷매체,포털)는 자신들이 획득한 컨텐츠의 링크 제목을, 본래 뜻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리라이팅할 수 있겠지만 정말 신중하게 달아야 할 것입니다. 종이신문 보다는 포털로 발행된 기사 제목이 더 많이 읽히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리라이팅된 기사 제목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언론중재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중재 내지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김주하씨에 대한 사과만으로 넘어가선 안되겠죠.
그렇지 않으면 언론사닷컴들의 아슬아슬한, 질 떨어지는 뉴스캐스트 기사 제목은 고쳐지지 않을테고, 네이버 뉴스캐스트 오픈 1주일도 안되어 터진 중앙일보의 김주하 인터뷰 왜곡 사태가 재탕, 삼탕될 것임은 뻔한 일입니다.
(저런 편집체계도 못 고치면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표방한다면 정말 개뿔..)PS.
1. 조선일보는 사실 뉴스캐스트 제목이 '왜곡'됐다기 보다는 감각적으로 교체된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민망하군요. 중앙일보 제목 보고 실망해서 동아일보는 조사할 생각을 접었습니다.
2. 이 글에서 언급되어 있으나 설명되진 않은 명제가 '종이신문과 포털로 발행되는 기사 제목은 다를 수 밖에 없다'인데요, 이에 대한 설명은
<인터넷 콘텐츠 제목의 '75% 원칙'>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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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from: 역시 한겨레와는 비교도 안되는 우리의 애국언론 조.중.동!
답글삭제친북좌익노빠빨갱이 한겨레 따위와 비교될 수 없는 애국언론 조중동! 1) 예수, "죄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 조중동 " 예수, 매춘부 옹호발언 파장" → 조중동 "잔인한 예수, 연약한 여인에게 돌 던지라고 사주" 예수, 위선적 바리새인들에게 분개해 독사의 자식들아!" → 조중동 "예수, 국민들에게 '새끼'라는 막말 파문" 예수, "원수를 사랑하라" → 조중동 "예수, 북한사랑 발언, 사상검증해야" 2) 석가, 구도의 길 떠나... →..
trackback from: 미네르바가 위법이라면 허위사실 보도를 업으로 삼았던 몇몇 언론은?
답글삭제사실도 선택하는 조선일보 2002 -> 2008 전기통신법 47조 1항 :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보도사진도 연출하는 중앙일보, 2008 전기통신법 47조 1항 :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거짓보도 동아일보, 2006 전기통신법 47조 1항 :..
왠지..사장님 굽신굽신이 떠오르는데요?? MB사장님께 칭찬좀 받았을래나..-_-;;
답글삭제@명이~♬ - 2009/01/13 19:49
답글삭제"회장님 화이팅"과 맞먹죠? -_-;;
^^; 웃고 갑니다.
답글삭제@G.O. - 2009/01/17 14:44
답글삭제고스트 온라인님 오랜만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