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5일 토요일

게임과 SNS가 만난 서비스들 - 아지트로는 과연?

근래 들어 게임과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들이 속속 실험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실험이 게임 업계와 웹 업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인데요,

게임 업계에서는 게이머들의 유대감을 강화시켜 (초기 투자 비용이 큰) 게임이 계속 롱런해주길 바랄테고, 따라서 현존하는 최고의 커뮤니티 모델인 SNS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웹 업계 측면에서 접근하면 이미 전세계에 SNS 광풍이 한차례 휩쓸고 간 뒤라, 기라성 같은 현존 SNS와 상대하기 위해 게임의 재미 요소를 끌어다 쓰고 3D 가상세계까지 연계시킨 SNS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과연 어떤 서비스들이 이런 시도를 하고 있을까요. 간단한 촌평과 함께 나열하겠습니다.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1. 퍼피레드 - 웹only, 한국
http://www.puppyred.com/
(2004년에 3D 감성 커뮤니티를 표방하고 등장했으며, 웹에서 active-x로 3D 월드를 구현. 기술과 아이디어는 돋보이지만 사용자간 관계요소는 약한 편이며, 여 초등생들만 즐기는 서비스로 협소해진 상태)

2. 카네바 - 웹+게임, 글로벌
http://www.kaneva.com/
(3D 월드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방문할 수 있으며 웹에서 SNS 구현. 무척 깔끔한 UI를 자랑하지만 3D 월드와 SNS가 따로 놀고 있는 느낌이 강하며, SNS는 너무 무난하여 특색이 없음. 3D 월드도 그닥 재미 없음. buckshot님의 분석글 참고 : http://read-lead.com/blog/514)

3. 스포어 - 게임(출시예정)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158155&category=8021
(Maxis의 차기작.. 게임 클라이언트 내에서 SNS가 구현될 예정. 위 링크는 프리뷰 영상)

4. 세컨드라이프 - 게임only, 글로벌
http://www.serakorea.com/
(너무나 유명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많이 부풀려진게 아닌가 싶음. 현재의 서비스 방식으로는 절대로 대중화는 못 이룰 듯. 장발장님의 멋진 분석글 참고 : http://blog.naver.com/filmkorea/40045126333)

5. 아지트로 - 웹only, 한국
http://azitro.com/
(....뒤에서 얘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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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을 표방하는, 진정 최첨단을 달리는 서비스들입니다만.. 글쎄요, 기술과 컨셉은 최첨단일지 몰라도 사용자를 얼마나 잘 배려하고 얼마나 잘 엮어주고 있을까요. 솔직히 의문이 드는 서비스들도 꽤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서 언급한 한국의 아지트로.. 몇번 뉴스로도 보도됐던 '한국의 세컨드라이프'라 하지만 현재 모습은 너무나 안습인 상황입니다. ㅡ.ㅠ

하이앤지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마니아를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고 SNS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마니아를 위한 서비스와 SNS는 분명 괴리감이 있는 개념일테고요,
참고 인터뷰 기사 :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708280211

결정적으로 중요한 건.. 음식점에 갔는데 기본적인 것들이 너무나 미비하다면(반찬에 바퀴벌레가 있거나, 젓가락이 없다던가, 메뉴와 실제 음식이 매치가 안된다면) 그 음식점을 과연 다시 방문하고 싶어질까요? 절대 아니겠지요. 올 2월 초에 개편 오픈한 아지트로는 딱 그런 상황입니다.
 
링크가 깨진 곳도 많고, 오늘이 3월 15일인데 3월 5일로 종료된 이벤트 배너가 돌아가고 있으며, 몇개월 전 컨텐츠가 메인 화면에 전진 배치되어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서핑 좀 해보고 3D 월드도 접근해봤습니다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란 회의감이 계속 드네요.

요컨대 싸이월드 홈2 사태 이후로, 이런 식으로 한국의 자칭 '웹2.0 서비스'들이 보도자료만 뿌려대다가 끝나버려서 웹 생태계 자체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솔직히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은 벌써 옛말이 되어 버렸지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서비스는 없고, 외국에서 우리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사례는 최근 찾아 볼 수가 없는..

웹기획자인 저도 정신 바짝 차려야 겠습니다. 훗날 이런 얘기 듣지 않도록요.

more..


2008년 3월 10일 월요일

이호성 사건의 지역감정 댓글, 어떻게 막을까

주말부터 알음알음 나오던 기사였는데 오늘 결국 '이호성' 실명까지 공개됐네요. (덧붙임. 방금 기사로는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 글은 요 사건에 대한 글은 아니고, 사건 이후로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네티즌들의 행태에 대한 글입니다.

'일가족 실종사건' 용의자 이호성씨 공개수배(종합)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2&sid2=249&oid=001&aid=0001993582


사실이라면 정말 참혹한 사건입니다만.. 각설하고, 위 기사에서 네티즌들 의견을 '공감' 순으로 소팅하여 한번 보겠습니다.

아래 캡처는 위 공감순 댓글 리스트의 3월 10일, 12:42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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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든 악플이든, 왜 이리 많고 관리가 안될까

공감 순 소팅이었는데(비공감 값은 소팅 로직에 반영되지 않는 듯 합니다), 위의 빨간 줄 친 네 개의 댓글을 제외하고는 16개 모두 지역감정 조장 글입니다. 모두 상당한 공감 수를 얻었고요, 비공감 보다는 공감을 많이 얻었지요.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이후로 '대구네', '고담대구' 등 젊은 네티즌들의 신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다 전라도 출신의 이호성씨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으니 이런 난리가 난 듯 싶은데요,
(저 댓글을 쓴 사람 중에 은근 나이 많은(40~50대) 네티즌도 분명 있을 듯..)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눈쌀이 찌푸려져야 마땅하겠죠. 네이버 측도 이런 뜨거운 기사에, 요런 비정상적인 댓글이 공감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을텐데.. 왜 이리 대처가 느릴까요?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위의 댓글이 잘 지워지지 않고 있으리라 생각 듭니다.

1. 뉴스 편집과 댓글 관리 담당자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듯. (뉴스 편집자가 자기가 올린 뉴스의 댓글이 개판이 되어도 어떻게 손대기가 힘든.. 바빠서 그렇거나, 월권이라서)

2. 포털들은 네티즌 댓글을 자의적으로 지우면 크게 홍역을 치른다는 것을 체득한 터여서, 댓글 관리 담당자는 '신고 몇 건' 이상 획득한 댓글 리스트만 보면서 관리/삭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큼

3. 그러나 네이버 댓글 시스템은, 위의 스샷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제목과 마우스 오버시 나오는 본문 일부에서 '이뭐병' 냄새가 나면 아예 찍지를 않게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네티즌들이 저런 댓글을 일일히 클릭한 다음 신고 버튼을 누르기가 참 힘든 상황
(댓글을 찍고 들어가야 신고 버튼을 클릭할 수 있는데, 그런 수고를 과연 얼마나 할지..)

4. 결국 댓글은 개판 됨


그렇다면.. 어떻게?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뜨거운 기사에, 저런 이뭐병 댓글이 달리고 노출된다면.. 이건 아마도 19금 케이블TV 프로그램 보다도 어린 네티즌들에게 끼치는 해악은 더 클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 끼치는 악영향도 심각하겠죠. 인터넷 여론의 장이 점점 더 개판이 되어 가는..

그렇다면 눈쌀 찌푸리게 만드는 저런 댓글들, 어떻게 막아야 할까요.

아무래도 열혈 운영자(편집자)도 댓글을 삭제하고 사용자 차단할 수 있도록 권한과 기능을 좀 줘야할 듯 싶고요(실 서비스 화면에서 운영자 로그인시 체크박스 나오고, 우루루 체크한 다음 한꺼번에 삭제&차단 작동),
댓글 시스템도 살짝 손봐서 댓글 리스트에서도 바로 신고 버튼 때릴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싶네요. 결국 사용자에 의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죠.

이렇게 한다면.. 상황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이상, 매일같이 악플과 전쟁을 벌였던 전직 Daum 텔존,아고라 기획,운영자였습니다=_=;)

2008년 3월 8일 토요일

SKT의 11번가, 과연 '놀이터형 마켓' 맞나

SKT에서 오픈마켓 '11번가'를 오픈했습니다. 웹2.0 기반이며 이러저러한 장점이 있다는 보도자료가 쫙 뿌려졌는데요,

참고기사 :
http://www.ddaily.co.kr/news/news_view.php?uid=34655

(상략) SK텔레콤에 따르면 ‘11번가’는 ▲놀이 공간의 개념 도입 ▲유무선을 연계한 서비스 제공 ▲정보공유가 가능한 기술을 구현하여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자유롭게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터(Playground)’형 오픈 마켓을 지향하고 있다.

웹2.0기반으로 구성된 ‘11번가’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한 정보 공유(소셜 네트워킹 쇼핑, SNS)를 비롯해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검색 방식의 상품정보 서비스를 구현해 소비자가 다양하게 정보를 얻고 이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하략)

보도자료 만들 때 엄청 고심하면서 순서 잡았을테고, 가장 첫번째에 내세운게 가장 자신 있는 요소일테니 요 부분만 간단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과연.. 놀이 공간의 개념 도입이라. 어떻게 사이트에서 구현되었을까요?
아무래도 이 페이지를 말하는 듯 싶습니다.

즐거운 쇼핑 - 서울 지도
http://www.11st.co.kr/browsing/specialcorner/AuthTmapFrontAction.tmall?method=tmapMain&xfrom=main^gnb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 페이지의 특징..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전 이렇더군요.

1. 엄청 무겁다. 지역간 이동이 최소 5초는 걸리는 듯 =_=;

2. 이 서울 지도를 첨에 힐끔 보고 기획자로서 든 생각.. "얘네들, 지역별로 구매하는 정보를 ip 기반으로 데이터 마이닝해서 '강남스탈' '강북스탈'을 알려주는건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단순히 쇼핑 카테고리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지역을 매치시킨.. (그냥 화려한 디렉토리일 뿐. 살짝의 추가 정보와 함께)

3. 약간의 의의성을 느낄 수 있는 재미

4. 실제로 이곳 외에도 놀이공간으로서는 너무 한적한 느낌. 화려하긴 하지만 그리 즐겁지는 않다.

요렇게 네 가지로 요약됩니다. 지금 플랫폼으론 사람이 많아져도 그리 놀이터(playgorund) 느낌을 주긴 힘들 듯 합니다. 뭐랄까.. digg.com의 labs에 있으면 충분한 구성이 사이트 전면에 내세워진 느낌..

화려한 기술과 디자인을 가진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중요한 건 명쾌한 컨셉과 쉬운 사용성, 이를 통한 동기부여겠지요. 어쨌거나, 국내 사이트의 다양성이 증가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11st, 건승하세요.

2008년 3월 5일 수요일

포털전략론(1) - 다음의 카페검색은 타이밍을 놓쳤다

다음이 네이버와 검색전쟁을 벌이기 위해 카페검색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검색엔진도 함께요. 그러나 제 생각엔, 카페검색은 이미 타이밍을 한참 놓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모션 페이지에서 내세우는 문구는 다음의 카페 DB가 4억개, 네이버의 지식iN이 0.8억개로 갯수의 차이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갯수가 진정 문제는 아니었을 겁니다.

네이버 지식iN은 애초부터 검색에 붙어서, 검색DB를 의도하고 만든 서비스입니다. 지식iN에 올라오는 모든 질문은 다른 사용자에게도 해당되는 질문이고, 거기에 붙는 해답들은 질문자를 포함한 모든 일반인에게도 유용한 것들이 다수입니다. 까놓고 얘기하면 검색DB 보강용 서비스였던 거고, 서비스 자체를 워낙 잘 만들어놔서(자신에게 물질적으로 돌아오는 것도 없는데 사람들이 그리 대답을 많이 달 줄이야), 웹2.0이란 말이 없었던 2002년 말부터 사용자들의 (질문과 대답) 참여와 (지식) 공유를 이끌어낸.. 검색에 최적화된 well-made 서비스였던거죠.
(네이버 안에 DB를 가두는 것 때문에 비판도 많이 받습니다만, 서비스 자체의 얘기로 한정하겠습니다)

그러나 다음 카페. 애초부터 검색을 염두하고 탄생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모여서 수다떨고, 얘기하고, 그러다 컨텐츠도 나오고.. 대한민국의 대표 커뮤니티 서비스로 출발했죠. 따라서 여기 올라오는 컨텐츠들은 애초부터 검색에 걸릴 것을 염두하고 올라오는 것들이 아닙니다. 다수의 네티즌이 볼 때는 잡담, 수다에 불과하여 정보적인 가치가 상당히 떨어지는 컨텐츠가 상당수입니다. (네이버의 검색순위에서 카페가 한참 밀리는 것을 보면 드러납니다)

더구나 네이버 카페가 2003년 말에 오픈하면서, 소리소문없이 크면서 현재 다음 카페와 비슷한 UV까지 자랑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 UV의 질 또한 두 서비스가 차이가 나게 됩니다. 결정적으로, 2004년부터 직장인, 대학생들이 네이버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각종 정보성 카페를 네이버에서 개설하기 시작했고 이들 카페는 현재 다음과 차별성을 두면서 쭉쭉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카페 문화를 일으킨 다음 카페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카페 섹션의 종합순위 100을 보시면 알겠지만, 어린 학생들의 엔터테인먼트 활동(줄여서 '팬질'), 그리고 스포츠, 기타 재미와 흥미 위주의 대형 카페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카페에서 대다수의 PV를 얻고 있겠죠.
참고 : http://cafe.daum.net/_ranking/rank_top100_1.html?_top_cafetop=ranking

물론 취업뽀개기나 임출(임신과 출산,육아) 등 정보적 가치가 뛰어난 컨텐츠를 양산하는 카페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네이버의 각종 소소한 정보성 카페들의 각개 약진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통계 대신 개인적인 사례를 드는 것을 꺼려하는 편입니다만, 맥북을 구입하니 네이버 맥북 카페에 가입하게 되고, 신차를 구입하니 네이버의 해당 자동차 카페에 가입하게 되고.. 근래 들어 이 패턴이 굳어지고 있는 양상이네요.

각설하고, 현재의 다음과 네이버 카페 자체를 비교해도 정보적 가치에 있어서는 다음이 꼭 우월하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더구나 정보적 컨텐츠라는 것은 시일이 중요한데 아무리 옛날 글까지 전부 포함하여 4억개가 검색에 걸려도 이게 사용자가 딱히 유용하다 느낄 수 있는 계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가 지식iN을 앞세워 다음을 위협하면서 1위를 다투던 2004년에 다음이 이렇게 높은 수준의 카페검색을 앞세웠다면 어땠을까요. 더구나 그때 네이버 카페는 아무 것도 아니었을테니.. 결과론이겠지만 결국 현재의 전략은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귀결됩니다.

요컨대 현재 검색시장 자체만 놓고 비유하면,

네이버는 1800년대 초반의 나폴레옹 제국이고, 다음은 나폴레옹을 계속 견제하던 영국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강점인 보병,포병을 활용한 육지 정규전에서는 계속 이겼지만, 이베리아 반도의 게릴라와 추운 러시아 동토에서의 기마병과 게릴라전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습니다. 영국까지 노리다 결국 패배하고 말았죠.

지금 형국은 영국(Daum)이 배를 이끌고 유럽 대륙(검색)에 상륙하여 직접 보병과 포병의 정규군을 뿌리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네이버는 나폴레옹 처럼 핵심(검색)을 버리고 다른 쪽으로 뛰어들진 않을 것입니다. 현재까지 그래왔죠.

하지만 인터넷이 꼭 검색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니.. 다음은 사이드에서 부지런히 정비하여 네이버의 빈틈을 계속 노려도 되고,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대륙을 개척하여 더 큰 땅을 얻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카페검색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글은 더 잘하시라는 의미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바로 작년까지 몸 담았던, 정말 애정을 갖고 다닌 회사라서 이런 글 쓰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전략가를 꿈꾸는 웹기획자 입장에서, 제3자의 관점에서 간략히 서술하였습니다.)

웹기획자란(1) - 네 가지 타입의 출신 분석

Hit Media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서연아빠님의 아래 글에 동감하면서.. 웹기획자 입장에서 덧붙여 웹기획자의 출신과 전공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개발 경력없는 웹기획자. 약일까 독일까
http://hitmedia.tistory.com/entry/%EA%B0%9C%EB%B0%9C-%EA%B2%BD%EB%A0%A5%EC%97%86%EB%8A%94-%EC%9B%B9%EA%B8%B0%ED%9A%8D%EC%9E%90-%EC%95%BD%EC%9D%BC%EA%B9%8C-%EB%8F%85%EC%9D%BC%EA%B9%8C


첫번째 이야기 - 웹기획자의 '출신'

먼저 서연아빠님이 언급하신 것 처럼, 정통파(처음부터 웹기획으로 입문한 사람)와 개발자 출신의 웹기획자가 있겠지요. 여기에 더하면 디자이너 출신의 기획자도 있고 운영자 출신의 웹기획자도 있겠습니다.
 
물론 UI와 개발 업무를 거쳐 운영도 해보고 웹기획에 뛰어들어 절대무공을 펼치는 사파 기획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위의 네 가지 케이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컨대,

a형 : 순수 웹기획자
b형 : 개발자 출신의 웹기획자
c형 : 디자이너 출신의 웹기획자 (UI,UX에 도통한)
d형 : 운영자 출신의 웹기획자


요런 네 가지 타입으로 정리되고요, 제가 겪은 각각의 타입에 대한 특징을 적어보겠습니다.
(제 경험이기에 일반적으로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a형 - 순수 웹기획자

보통 문과 출신이며, 웹기획 직군으로 바로 뛰어들어 비슷한 순수 웹기획자 출신의 멘토로부터 사사받은 분들.

특징 : 제안서를 잘 만듬. 특히 a형 중에서는 PPT 한 페이지의 70% 이상을 영어로 구사하는 분들도 꽤 있는데, 알쏭달쏭하면서 뭔가 있어보이게 만드려고 노력함.
(예. "Open & Share를 위해 아이덴티티의 repository에 컨센트레이션하여 Web2.0 service로서 positioning을 꾀하고..")

기획과 대개편(그래드 리뉴얼)을 최우선시. 사이트를 조금씩 고치려는 의지는 약한 편. 특이한 사이트를 발견하면 매우 좋아함. 타직군을 이해하고 공부하려는 기획자와, 자신이 갑이라 착각하는 기획자로 테크트리를 탐.

b형 - 개발자 출신의 웹기획자

이과 출신이 대부분이며, 다양한 이유로(같이 일하던 웹기획자가 답답해서, 기획업무가 꼭 하고 싶어서, 나이 좀 더 먹어도 웹계에 남고 싶어서..) 기획 업무에 뛰어듬.

특징 : a형과 회의하면 평행선을 그을 때가 종종 발생. 서비스 철학과 비전, 전략이란 숲을 고민해야 할 단계인데 나무와 가지들이 같이 보이는, 매트릭스 네오 같은 분들이라서 괴로워하기도 함. 이런 분들이 기획PL을 맡으면 프로젝트 확확 돌아감.

기획할 때 밤새고, 개발자들 개발할 때 같이 밤새야 하는 마인드도 종종 관찰되며 이 때문에 a형과 종종 마찰을 빚기도 함. ("기획자는 기획할때 야근, UI잡을때 야근, 개발할때 야근, 오픈할 때 야근..")

c형 - UI 출신의 웹기획자

예체능 출신? =_=; 어디서 오는지 사실 잘 알지 못함. UI와 UX라는 쌍수무공을 펼치기에 상당히 대접받음.

특징 : 서비스가 크게 히트치진 못하더라도, 괜찮은 well-made 사이트는 쉽게 구축하는 기획자들. 하지만 개발 업무에 무지하다면 a형 보다도 개발자와 더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큼. UI와 UX에 대해 알고 있지만, 예쁘긴 하지만, "그래서 대체 뭐하라는 곳이지?".. 방향으로, 사이트가 삐뚤어지기도 함.

d형 - 운영자 출신의 웹기획자

문과 출신이 대부분. 뉴스 편집, 컨텐츠 운영 하다가 기획업무에 뛰어들은 극소수의 인간들.

특징 : 악플도 잡아보고 "시작부터 벗고 보여드립니다"에 진저리를 치고 서비스의 온갖 지저분한 일을 겪은 사람들이라 컨텐츠 로직이나 어드민툴(백오피스)에 목숨 걸고 흥분함.

컨텐츠를 좋아하기에 컨텐츠 중심적으로 기획하게 되지만, 자칫 우리나라 포털 초기화면과 유사하게 각종 컨텐츠 박스들로 덕지덕지 붙은 기획안을 내놓기도 함. 처음에 내놓는 기획안
은 많이 미흡하기 일색.
a형과 다른 점은, 일단 처음에 내놓는 서비스가 미흡할지라도 CS를 듣고 운영을 하면서 사이트 자체를 조금씩 업그레이드해 나가려는 의지가 더 강함. 최대 단점은 트렌드에 약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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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네 가지의 '출신'을 짚어봤는데요, 사실 a형부터 d형까지 각자의 배경이 너무 다르니 마찰과 반목은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신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사람과 일을 대하는 태도인 인성과 열정.. 서연아빠님이 말씀하신대로 이 두 가지를 자신의 밑바탕에 얼마나 깔아두었는지가 아닐까 합니다.

인성과 열정을 갖추고 웹2.0 마인드를 실제 자신의 생활 태도에 녹인 웹기획자라면, b형을 제외한 다른 웹기획자라 할 지라도 어설픈 갑 행세를 하진 않을 것이고("그거 간단하죠? 내일까지 해주세요~"), 기획&운영자도 알아둬야 할 개발 툴을 나몰라라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이야기 - 웹기획자의 '전공'

웹기획자들이 사실 대학교때 웹기획 업무를 배운 것도 아니고, 인포메이션 아키텍처라 하던데 뭘 어떻게 공부해서 실제 기획 업무에 적용시켜야 할지 막막하고, STP, SWOT 분석은 들어는 봤고 흉내는 내는데 이게 진짜 맞는 방향인지 아리까리 하고.. 그러니 결국, 실제로 막 해보면서 감으로 기획 업무를 익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d형 출신인 저도 그랬고요^^; 요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을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웹기획 업무를 학제화시켜서 강사나 교수로 평생 먹고 사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정말 소박하지 않나요 =_=;)

2007년 12월 4일 화요일

리니지와 와우의 소소한 차이점

게임 관련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플레이포럼에서 아래의 글을 발견했습니다.
WOW 플포에서 활동하시는 '나이트마스터'님이 쓴 글인데요,

대부분이 모르는 리니지와 와우의 차이 한가지
http://www.playforum.net/wow/board.comm?action=read&iid=10152001&pageNo=0&articleNum=209366&idx=0


개인차가 있겠지만, WOW의 결제 프로세스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량결제로 플레이하다가 한달 정액권을 끊는 사람은 "지금부터 한달 동안은 죽어라 하겠다"는 마인드로 끊는 것일테니, 정량결제를 잠시 홀딩하고 한달 정액이 먼저 되는 것이 맞겠죠?

정말 세심한 곳까지 사용자를 배려하는 마인드.

누구나 강조하는 것이지만 그 '세심함의 끝'까지 구현하는 웹사이트나 게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07년 12월 3일 월요일

누가 웹 기획자를 미치게 하는가?

블루문님의 작년 글인데 엊그제 발견했네요. 댓글에서 '공감!'을 외치는 기획자들..

누가 웹 기획자를 미치게 하는가?
http://i-guacu.com/1259


5. 야근은 기본, 철야는 옵션을 외치는 사람

프로그래머 야근하면 기획자도 야근, 디자이너 야근하면 기획자도 야근, 사장님 야근하면 기획자도 야근, 옆 집 똥개가 야근하면 기획자도 야근. 기획자는 기획하는 동안에도 야근, UI 잡는 동안도 야근, 개발하는 동안도 야근, 오픈할 때도 야근, 운영할 때도 야근... 대체 이런 환경에서 무슨 획기적 기획이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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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군별 '야근'에 대한 생각.

기획 리소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누군가가1) 몰아치는 프로젝트에 투입된 기획자라면, 프로젝트 초반에 미친 듯이 새벽까지 아이디어 정리하고 문서 정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암만 "기획은 다 같이 하는거다" 외쳐도 세밀한 정책 및 문서 정리는 결국 기획자가 하게 되겠죠. 고작 '몇십장짜리' 시나리오(스토리보드)도 계속 들여다보면서 완성도 높이고, 추가적인 문서들도 엄청난 속도로 만들어 내야 하고..

밤새며 기획 문서를 뚝딱 마무리했더니 디자인 나오기 시작하고 또다시 밤 새게 됩니다. 개발 기간 동안 일부 테스트도 맡게 되고 오픈. 다 끝나면 "왜 기획자는.."..@#*_#..

각 직군 실무자들이 서로의 특성을 이해하고 넘어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뒤에서 쑥덕 거리게 되고 이는 심히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최선책은, 다 같이 야근없이 꾸준히 일을 추진하거나 야근하더라도 좀 적당히 야근하는.. -_-;; 아니면 프로젝트 일정에 꽂힌 실무자들이 미친듯이 야근하면 (누군가가2) 정리도 좀 해주는.. 그런 체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ps. 글 위에서 (누군가가1)는 절대로 조직의 상부가 아닙니다. 일정에 목 매단 PM, 조직의 요구사항을 잘못 파악한 팀장, 일을 빨리 끝내고 오픈하고 싶어하는 기획자나 디자이너와 개발자.. 이건 조직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