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5일 토요일

게임과 SNS가 만난 서비스들 - 아지트로는 과연?

근래 들어 게임과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들이 속속 실험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실험이 게임 업계와 웹 업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인데요,

게임 업계에서는 게이머들의 유대감을 강화시켜 (초기 투자 비용이 큰) 게임이 계속 롱런해주길 바랄테고, 따라서 현존하는 최고의 커뮤니티 모델인 SNS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웹 업계 측면에서 접근하면 이미 전세계에 SNS 광풍이 한차례 휩쓸고 간 뒤라, 기라성 같은 현존 SNS와 상대하기 위해 게임의 재미 요소를 끌어다 쓰고 3D 가상세계까지 연계시킨 SNS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과연 어떤 서비스들이 이런 시도를 하고 있을까요. 간단한 촌평과 함께 나열하겠습니다.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1. 퍼피레드 - 웹only, 한국
http://www.puppyred.com/
(2004년에 3D 감성 커뮤니티를 표방하고 등장했으며, 웹에서 active-x로 3D 월드를 구현. 기술과 아이디어는 돋보이지만 사용자간 관계요소는 약한 편이며, 여 초등생들만 즐기는 서비스로 협소해진 상태)

2. 카네바 - 웹+게임, 글로벌
http://www.kaneva.com/
(3D 월드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방문할 수 있으며 웹에서 SNS 구현. 무척 깔끔한 UI를 자랑하지만 3D 월드와 SNS가 따로 놀고 있는 느낌이 강하며, SNS는 너무 무난하여 특색이 없음. 3D 월드도 그닥 재미 없음. buckshot님의 분석글 참고 : http://read-lead.com/blog/514)

3. 스포어 - 게임(출시예정)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158155&category=8021
(Maxis의 차기작.. 게임 클라이언트 내에서 SNS가 구현될 예정. 위 링크는 프리뷰 영상)

4. 세컨드라이프 - 게임only, 글로벌
http://www.serakorea.com/
(너무나 유명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많이 부풀려진게 아닌가 싶음. 현재의 서비스 방식으로는 절대로 대중화는 못 이룰 듯. 장발장님의 멋진 분석글 참고 : http://blog.naver.com/filmkorea/40045126333)

5. 아지트로 - 웹only, 한국
http://azitro.com/
(....뒤에서 얘기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웹2.0을 표방하는, 진정 최첨단을 달리는 서비스들입니다만.. 글쎄요, 기술과 컨셉은 최첨단일지 몰라도 사용자를 얼마나 잘 배려하고 얼마나 잘 엮어주고 있을까요. 솔직히 의문이 드는 서비스들도 꽤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서 언급한 한국의 아지트로.. 몇번 뉴스로도 보도됐던 '한국의 세컨드라이프'라 하지만 현재 모습은 너무나 안습인 상황입니다. ㅡ.ㅠ

하이앤지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마니아를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고 SNS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마니아를 위한 서비스와 SNS는 분명 괴리감이 있는 개념일테고요,
참고 인터뷰 기사 :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708280211

결정적으로 중요한 건.. 음식점에 갔는데 기본적인 것들이 너무나 미비하다면(반찬에 바퀴벌레가 있거나, 젓가락이 없다던가, 메뉴와 실제 음식이 매치가 안된다면) 그 음식점을 과연 다시 방문하고 싶어질까요? 절대 아니겠지요. 올 2월 초에 개편 오픈한 아지트로는 딱 그런 상황입니다.
 
링크가 깨진 곳도 많고, 오늘이 3월 15일인데 3월 5일로 종료된 이벤트 배너가 돌아가고 있으며, 몇개월 전 컨텐츠가 메인 화면에 전진 배치되어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서핑 좀 해보고 3D 월드도 접근해봤습니다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란 회의감이 계속 드네요.

요컨대 싸이월드 홈2 사태 이후로, 이런 식으로 한국의 자칭 '웹2.0 서비스'들이 보도자료만 뿌려대다가 끝나버려서 웹 생태계 자체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솔직히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은 벌써 옛말이 되어 버렸지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서비스는 없고, 외국에서 우리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사례는 최근 찾아 볼 수가 없는..

웹기획자인 저도 정신 바짝 차려야 겠습니다. 훗날 이런 얘기 듣지 않도록요.

more..


댓글 6개:

  1. 마지막 말씀에 크게 공감하며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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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개인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이 대단히 많은 편인 중국에서 게임사업하는 사람입니다.

    아시겠지만,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SNS 가 미국에서는 굉장히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지요. Facebook의 대다수 페이뷰를 차지하는 어플들이 게임이기도 하고요.

    한국을 제외한 일본과 중국에서는 충분히 미국과 같은 상황이 곧 오리라는 희망을 해 봅니다.

    한국의 경우, 구글의 오픈소셜이나, Facebook의 플랫폼 개방과 같은 일이 없이는 힘들다고 봐야겠지요.



    다음의 링크가 참조가 되실 지도.



    http://500hats.typepad.com/500blogs/2008/01/social-games.html





    제가 발견한,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한국의 블로거들 중에 이 분야에 대해 포스트를 올리신 몇 안되는 분이시네요.

    님의 생각에 공감하여 저 역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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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인스톨 - 2008/03/15 02:33
    네, 감사합니다. 악플과 보도자료만 난무하는 대한민국 웹이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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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arkim - 2008/03/15 20:33
    올려주신 링크 매우 감사합니다. 게임+SNS가 두 가지 길로 갈리는 느낌인데요(소셜게임과 메타버스), 소셜 게임에 대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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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rackback from: 웹기획자가 가져야 하는 자질.
    오늘은 좀 근본적인 것에 대한 글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웹기획자. 네, 저도 웹 기획자 생활을 했었고 앞으로도 계속 웹기획의 길을 걸어갈건데요 예전에 비해 더욱 신장된 웹기획자의 지위를 보면 참으로 기쁩니다. 제가 처음 웹기획자의 길로 들어선 게 03년도 인데요 이때만 해도 사실 저에겐 웹기획자 = 스토리 보드를 그리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좀 깊게 남아있었습니다. 네 뭐 틀린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그렇게 몇년간 기획자 생활을 하다가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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