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4일 일요일

노 대통령 추모페이지로 보는 네이버와 다음

깊은 슬픔을 잠시 뒤로 하고.. 본업으로 돌아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각 포털사이트의 추모 페이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 : 포털도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 '추모 물결' (디시뉴스)

http://www.dcnews.in/news_list.php?code=ahh&id=416856

 

자세한 내용은 위 디시뉴스를 참고하시면 되겠고, 이 글은 네이버와 다음의 대응을 시간대 별로 구성해서 짚겠습니다. (포털의 운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참고 용입니다)

 

 

1. 5월 23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속보가 쏟아지면서 Daum 아고라에 최초의 추모 서명 글이 올라옴. 

 

지난 4월 이후 아고라 코너가 Daum 메인 페이지에서 빠졌으나 이 추모서명은 아고라 대문에 걸리면서 네티즌들이 전파하기 시작, 현재 14만명의 추모객들이 다녀감. (제가 어제 링크를 걸은 것도 이 추모서명이었어요)

 

2. 5월 23일 정오 이후, Daum 상단이 회색 톤으로 바뀜. 포털 중 최초. 그러나 로고에 별다른 추모 관련 링크가 걸리진 않음.

 

 

3. 5월 23일 오후, 네이버도 Daum을 쫓아서 추모 특집 메인 페이지로 전환. 처음에 로고는 초록색을 유지했으나 몇 시간 지나 검정색으로 변경함

 

4. 5월 23일 오후 6시 40분, 네이버 추모 특집 페이지 오픈. 곧이어 네이버 메인 로고에 링크를 검.

 

네이버 추모서명 페이지 :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http://pr.naver.com/president_Roh

 

(팁 : 페이지 생성시간 확인하는 법 : 최초 댓글 단 시각을 확인하면 되는데, 네이버의 경우 벌써 20만 개가 넘어가고 이전 버튼 눌러서 찾아가려면 끝도 없기에 네이버 추모서명 페이지 댓글 란에서 우클릭 → 소스보기 → 게시판 링크 찾음 → 한 페이지에 20개씩인데 현재까지 20만개가 올라왔다면 페이지 list를 10000으로 고쳐서 url 새로고침.

http://campaign.naver.com/comment/list.html?qna=1&code=promotion_nomuhyeun&listcount=16&page=13427 

위 주소에서 마지막 page=13427 에 원하는 숫자 입력하고 갱신)

 

5. 5월 23일 더 늦게, Daum 추모 특집 페이지 오픈. Daum 메인 로고에 링크를 검.

http://condolence.media.daum.net/gaia/do/service/read?bbsId=Notice

 

정확한 시간은 확인을 못했으나 네이버보다 더 늦게 오픈한 것으로 추측됨. (혹시 잘못된 정보 있으면 제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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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 5월 24일 오후 2시 30분 현재, 네이버 추모페이지에는 21만 8천명이, 다음 추모페이지에는 5만명이 다녀 갔습니다. 최초로 올라왔던 Daum 아고라의 추모서명은 14만명이나 돌파했으나 메인의 어디 잘 보이는 자리에 제대로 걸리지 못했었죠.

 

Daum 측에서 만든 추모 특집 페이지보다 네티즌이 만든 일개 추모서명이 훨씬 더 많은 추모객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네티즌이 만든 UCC를 활용하는 것이 DB 축적 및 히스토리 파악에도 좋고 훨씬 더 의미도 있지 않겠습니까.

 

"역시 네티즌이 움직이는 다음" - 이미지 좋잖아요. 포털에서 만든 딱딱한 멘트보다 아고라 추모서명의 멘트가 훨씬 더 가슴에 와닿기도 하고요. 이러한 아고라 추모서명을 활용하지 않고 별도로 만든 건 참 아쉽군요.

 

(물론 '갑빠'는 포털 자체 제작이 더 있어 보이고 매체에 인용될 때에도 좋겠지만 최소한 아고라 추모서명과 댓글이 호환된다던가, 아니면 아고라 서명을 끌어앉는 구조로 좀 더 버라이어티하게 오픈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결국 4배 차이만 기억되게 생겼습니다. 아고라 추모서명+특집 추모페이지 추모 댓글 수를 합하면 네이버와 비슷할텐데, 네티즌들은 그런 것 계산하지 않을 겁니다. "네이버가 역시 다음의 4배 이상이구나.." 이거 계속 네티즌들 머리 속에 남죠. (네이버와 다음의 주간 UV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블로거도 본 적 있어요)

 

요컨대 선제 대응에는 다음이 발 빨랐고 네티즌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가 있었으나 이를 묶어서 활용하진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는 그냥 무난한 수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 마당에 이런 글 꼭 써야 하나 자괴감이 들면서도 이 글 올린 이유는 큰 사건에 대한 포털의 대응과 운영 능력을 한번 짚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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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1. 잘 봤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약간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습니다만..) 다음은 팀원들의 아이디어 제안에 빨리 반응한 듯 하고, 정작 공정으로 들어간 이후의 프로세스(와 돈)에서 네이버가 앞서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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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하루사마의 생각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이런 분석서가.. '다음'은 정말 비교대상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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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ntilove - 2009/05/24 23:45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하고픈 말을 제대로 요약해주셨네요. 그런데 이번엔 네이버도 그닥 그렇게 잘 운영한 것 같진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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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사이트 디자인 부분에서는 다음에 한 표를 던져주고 싶습니다.

    그 밖에 타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들도 함께 추모 컨셉으로 나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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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네이버는 장사할 줄 아는 사이트죠.

    노무현대통령님이 검찰에 불려다니실 때...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기가막힌 글을 대문에

    얼마나 신나게 올렸었는지....





    그 기가막힌 기사들의 제목들이 너무 버릇없다 싶어

    혹시 네이버가 조,중,동의 아류인가 궁금하기까지 했습니다.

    귀차니즘으로 인터넷 시작페이지를 잘 바꾸지 않는 저인데

    기사들을 무분별하게 올리며 전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상실한 네이버가 보기싫어 시작페이지를 바꿀 정도였습니다.



    그랬던 뇌이버...가...대문에 추모공간을 대문짝만하게

    걸고는....추모객들을...이용하는 모습이...

    참으로 장사치...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네이버를 깊이...깊이..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인터넷세상에 관심이 그리 많지 않은 주부이지만,

    국민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대표 포털 싸이트로서

    참...버릇없고, 생각없고 중심없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네....다음보다 확실히 약삭빠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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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도 몇년을 네이버가 메인화면이었다가 작년부터 점점 권력화되는 모습이 점점 누구들을 닮아가서 그꼴이 싫어서 다음으로 바꾼 사람입니다.



    그래도 다음의 그 마음 영리가 아닌 진심으로 제일 먼저 근조로 바꾸고 움직인 그 마음은 네티즌 들이 알겁니다.



    블로그 아주 잘보고 갑니다.

    글도 마음에 쏙쏙 와 닿고...



    파이팅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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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지나가는 사람 - 2009/05/26 07:11
    사실 네이버는 메인화면의 뉴스 영역을 개방했고, 덕분에 각종 매체들은 직접 편집하여 기사를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님의 말씀처럼 많은 분들이 네이버가 콘트롤하고 있는 줄 알고 있더라구요.



    네이버메인 뉴스의 개방(뉴스캐스트)은 의도는 좋았는데 우리나라처럼 매체 보도 행태가 지극히 의도적인(악의적인) 나라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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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좋은사람 - 2009/05/26 09:05
    네티즌들이 움직여준 것도 좋았고 선제 대응도 좋았는데 이를 다음 특집페이지에서 좀 엮어줬으면 하는 희망을 담은 글이었습니다.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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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다음 자회사에서 일도 해봤습니다만.. 다음 장사 못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제 엮인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네이버는 다음보다 약 3시간 정도 늦게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네이버가 많긴 많습니다..UV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다음 유저가 대부분 네이버를 또 방문하기 때문에..(그건 네이버도 마찬가지지만요..)



    그래도 아직은 메인(네이버) 서브(다음)으로 이용하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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